이달부터 공짜폰 사라진다
- 방통위, 공짜폰 뿌리는 이통사업자에 패널티
- 이통3사 CEO 보조금 경쟁 자제 합의
이달부터 이동통신 시장에서 공짜폰이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이석채 KT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등 6개 통신사 CEO들은 1일 프레스센터에서 조찬간담회를 개최하고 과열마케팅 경쟁 자제에 합의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최근 이동전화 시장에서 가입자 확보비용과 단말기 보조금을 중심으로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과열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고 절감된 비용을 투자와 서비스 품질경쟁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KT, SK텔레콤, LG텔레콤 대표들 모두 찬성입장을 밝혔다.
특히,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오늘부터 과열경쟁을 하지 말자"라고 제안했으며 이에 대해 이석채 KT회장, 정일재 LG텔레콤 사장도 동의했다.
정만원 사장은 "방통위가 주도하는 요금인하 정책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매년 5~6월만 되면 시장이 과열되는데 이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정유업계도 대리점 지원을 통해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아무리 돈을 써도 얻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하지만 통신업계는 싸우면 시장이 커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도 "보조금이 난무하면서 시장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마케팅 비용과 관련해 극단의 조치가 있어야 통신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석채 KT회장은 "물의를 일으키는 사업자는 주파수 할당시 감점 부여 등 불이익을 줘야 한다"며 "투자비보다 마케팅 비용이 더 많은 사업자에게는 패널티를 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지금의 경쟁방식은 판매점만 배불리는 경쟁"이라며 "방통위에서 통신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경쟁에 대해서는 방통위가 제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시중 위원장은 "위원회도 상벌을 명확히 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기술과 서비스 등 품질경쟁을 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방통위는 보조금 경쟁은 자제하되 단말기 보조금에 상응하는 수준의 요금 인하를 통신업계에 요청했다.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은 "선불요금제 활성화, 결합할인 등 다양한 할인상품 및 저렴한 무선데이터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며 "단말기 보조금에 상응하는 수준의 요금인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방통위와 이동통신 업계 CEO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과열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했지만 약속이 얼마나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이통업계는 틈만나면 보조금 경쟁대신 품질경쟁을 외쳤지만 몇달을 채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통시장 특성상 한 업체가 가입자 모집에 나설 경우 시장 상황은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또한 방통위가 상벌을 명확히 하겠다고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현행 보조금에 대해 정부가 규제할 근거도 없다.
때문에 패널티를 받더라도 가입자 모집에 적극 나서는 업체가 등장할 경우 시장은 다시 혼탁한 양상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통시장 경쟁방식이 서비스, 요금경쟁으로 완전히 전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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