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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휴대폰 가격 평균 10만원 정도 올랐어요”

채수웅 기자

- 이통시장 과열경쟁 진정… 결합상품 가입땐 여전히 공짜

이동통신 3사 CEO들이 모여 과열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겠다고 결의한지 20여일이 지났다.

 

지난 1일, 이동통신사 CEO들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간담회를 통해 즉시 과열 경쟁을 자제하겠다는 약속했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동통신 시장에는 과연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하지만 이달 초순까지도 올해 상반기 과열됐던 이동통신 시장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여전히 치열했던 5~6월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 8일 방통위가 유통망 현장 실사 계획과 차별적 보조금 규제 등의 방안을 들고 나오자 이동통신 유통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지난 22일 이동통신 대리점 및 판매점의 휴대폰 가격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먼저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들렀다.

 

평일인데다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려 아침 11시를 막 넘긴 시점이라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정상영업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서울 서남권의 신흥 유통센터.

이곳에서 이동통신 판매점을 찾았다.

 

점원은“번호이동 많이 줄었습니다. 정부에서 번호이동을 걸고넘어지니까 예전처럼 장사하기 힘듭니다.”

 

이 점원은 "올해 5,6월이 좋았다"고 말했다.

 

7월 들어서는 차별적 보조금 규제때문에 지난달보다 평균 10만원 이상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제일 잘 나가는 쿠키폰은 번호이동 할 경우 3만5000원 요금제 2년 약정하면 13만원 정도수준이었습니다. 지난달에는 공짜였는데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방통위는 오는 10월에 번호이동시 특정경쟁사에서 넘어오는 경우 차별적 보조금을 지급하던 행위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는 특정 연령대에 지급하던 보조금도 없어졌다.


오후 1시쯤엔, 전자상가의 메카인 용산을 방문했다.


이곳엔 동네에서 볼 수 있는 2차 소매점(판매점)보다 도매점(대리점)이 많다. 들어서자 일부만 호객을 할 뿐 지나가는 손님을 쳐다만 보는 판매자도 눈에 띈다.

“현재 쿠키폰은 10만원인데, 손님께서 원하시면 공짜로 드립니다. 하실래요?”

신도림 테크노마트와는 달리 여기선 쿠키폰이 공짜란다.


특정 은행카드와 같이 신청하거나 인터넷전화를 신청하면 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공짜폰이 된다는 소리였다.

초고속 인터넷까지 신청하면 20만원이 더 지급된다. 여전히 마이너스폰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동통신 회사들의 자회사나 관계사들의 보조금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공짜폰으로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휴대폰 가격이 올라 결합서비스를 끼우지 않으면 공짜폰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결합서비스 없이 공짜폰 하시려면 예전 모델들 밖에 없어요”

예전 모델을 보여 달라고 하니 출시된 지 2년 이상 된 폰이다. 최근 출시된 폰 가운데 진열돼있으니 더욱 유행에 뒤쳐져 보인다.

“현재 공짜폰은 통화량이 많이 나오시는 고객에게만 해당됩니다. 요금제 4만원 밑으로 사용하면 할부금 지원이 얼마 되지 않아 공짜폰 나오기 힘들어요”

신도림 테크노마트와 용산 전자상가를 들러보니 이통시장 가입자 유치경쟁이 진정된 것은 분명했다.


아직도 대리점 및 홈쇼핑에서는 구형 휴대폰을 공짜로 팔기도 한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했던 지난 5~6월때 처럼, 소비자들이 고가의 휴대폰을 공짜로 구매하기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대호 기자> 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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