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칼럼

[취재수첩] ‘클라우드 컴퓨팅’에 목매는 IT업계

백지영 기자

지난 2000년대 초, e비즈니스란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닷컴 열풍과 시작된 e비즈니스는 새로운 기업 활동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줄 '새로운 무엇'으로 인식됐다. e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한 인터넷은 마치 21세기식 산업혁명을 촉발시킨 증기기관과도 같았다.


지난 10년간 e비즈니스로 인해 세상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게 많이 변했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런 관점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올해 하반기의 IT업계의 화두도 클라우드 컴퓨팅이 될 것 같다.


난해 이 개념이 국내에 소개될때만해도 단순히 마케팅 용어로만 그칠 것 같았던 이 '뜬 구름'같은 용어가 어느새 IT업계에 깊숙히 자리잡았다.


제대로 이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 정부에서까지 신성장동력 사업중 하나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거론하고 있다.


기업들은 너도 나도 자사의 제품에 ‘클라우드용’ 혹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적합한’ 이라는 수식어를 넣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비슷한 성격의 관련 협회, 단체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예전에 IT시장에서 대부분의 '새로운 이슈'들은 IBM, MS, 썬과 같은 대형 글로벌 IT업체들의 창출하거나 주도했다.

ITSM이나 BPM 등 현재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IT인프라들은 업체들의 마케팅 붐업(Boom Up) 전략에 힘입은 바가 컸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환상이 너무 앞서고 있는 듯한 모습은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 제시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존에 있던 기술들에 쓴 만큼의 비용만을 지불하는 과금방식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온디멘드 컴퓨팅과 큰 차별성이 없다.


또 가용한 IT자원을 효율적으로 총동원한다는 의미에서는 유비쿼터스의 기본 개념과 역시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 물론 유비쿼터스를 구현하기 위한 하부 개념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해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 역시 '개념'에서 '실존'적 가치로 거듭나기위해서는 여러가지 검증을 거쳐야만 한다. 그것은 지금부터다.


무엇보다 보안문제라던가 법적제도나 장치 등도 계속해서 보완돼야 할 것이다. 또한 수많은 IT업체들이 제시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개념을 조합시켰을때의 그림도 봐야한다. 일종의 조감도다. 그리고 그 그림이 썩 아름다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개념이 왜 등장했는가에 대한 핵심에 대해 간과해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개념의 핵심은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자는 것이다. 즉, 놀고 있는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이에대한 정확한 측정과 목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단편적인 기술이 아니고, IT업체들마다 제시하는 기준과 적용방법이 천차만별일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에 집착하기보단, 기업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의 많은 CIO들은 IT기술적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하고 있을까?


좀 성급한 결론이지만 '개념의 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수준일 것이다. 수천조각으릐 그림조작이 모여 하나의 완벽한 모자이크가 되는 것은 예술의 경지에서나 가능하다.


그러면에서 IT업체들이 지금과 같은 개념의 홍수, 용어의 남발은 분명히 부담스럽다.


어찌됐든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제 특정 벤더가 주도하는 기술이나 현상이 아닌 IT시장 전반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화두가 됐다.


미래의 컴퓨팅 환경을 사용자 친화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이 기술을 업체들은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접근하고 시장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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