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통사, 신성장동력 발굴…환경이 안받쳐주네

채수웅 기자
- 日,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로 다양한 부가서비스 가능
- 韓, 데이터 ARPU 증대에만 초점…정액 가입자 증대 시급


성장 정체기에 빠진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저마다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대표적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의 전략이 관심을 끌고 있다.

NTT도코모는 올해 들어 모바일TV, 모바일커머스 등 모바일 인터넷과 ICT 및 이종산업간의 연계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 역시 음성매출 감소로 무선데이터 시장 활성화나 금융 등 이종 산업간의 협력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비슷한 전략이지만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시장의 경우 일본과 달리 무선인터넷 정액제 가입자가 많지 않고 무선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시장이 일본에 비해 열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NTT도코모 등 일본 통신사와 동일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동통신 시장 포화상태 진입…돌파구를 찾아라=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NTT도코모의 사업다각화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모바일 등 일본 이통사업자들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하는 등 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이통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NTT도코모의 경우 사업 다각화를 위해 핵심 파트너를 선정하고 이들 사업자들에 대한 지분 투자 및 신규법인 설립 등 본격적인 신성장 동력 마련에 나서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NTT도코모가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사업은 모바일TV, 모바일커머스, 엔터테인먼트, 금융 분야 등에 집중돼 있다. 일단 기존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모바일 분야에 방송, 통신판매 등을 결합시키고, 금융 등 이종산업간의 협력강화를 통해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여기까지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전략과 유사해보인다. 국내 이통사들도 모바일IPTV, 앱스토어를 통한 솔루션 중심 사업 발굴, 이종산업간의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무선인터넷…환경차이가 성패 가른다=이처럼 NTT도코모와 국내 이통사들의 신성장동력에 대한 시각은 비슷하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컨버전스의 핵심이 되는 콘텐츠가 부족하고 결정적으로 모바일 인터넷 정액제 가입자 기반에서 일본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전체 휴대폰 가입자 중 40%가 모바일 인터넷 정액제에 가입해 있는 반면, 우리의 경우 10%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무선인터넷과 콘텐츠 등 제반환경이 다른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출발점은 같아도 결과에 도달하는 시점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KT경제경영연구소는 “유선인터넷을 대체하는 수준으로 발달한 일본의 무선인터넷 환경과 아직도 미진한 상태인 국내 상황을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며 “국내 무선인터넷 정액제 가입자가 증가했지만 아직도 모바일 인터넷활성화를 위한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진단했다.  

그러다 보니 NTT도코모의 경우 모바일 방송, 커머스, 모바일CRM 등을 통한 저작권료, 시청료, 결제 수수료 등이 주식원으로 자리잡고 가입자당매출(ARPU)는 부수적으로 얻고 있지만 국내 이통사들은 단순히 신규 데이터 요금제 출시를 통한 ARPU 상승 자체에만 기대고 있는 상황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일본이나 우리의 경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자 하는 영역은 비슷하다”면서도 “컨버전스의 핵심이 되는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분야가 취약한 국내 환경에서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쉽지 않으며 상생과 개방의 문화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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