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이동통신 요금 인하 ‘막전막후’

채수웅 기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2번째 이동통신요금 인하가 이뤄진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오는 10월부터 가입비 인하, 무선데이터 요금 및 선불 요금 인하, 보조금의 요금할인 전환, 10초당 과금방식의 1초 변화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한해만 예상되는 요금할인 폭은 총 1조5천억원 규모.

이번 이동통신 요금 인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통신요금 20% 인하 공약달성 차원에서 추진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 민생공약으로 통신요금 20% 인하를 제시했다. 당선과 동시에 이뤄질 것 같았던 통신요금 인하는 그렇게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통신요금 20% 인하를 위해 ‘쌍방향 요금제’나 ‘통신료 누진제’ 도입을 검토했다가 업계로 부터 강한 반발에 부딪쳤다. 설익은 정책으로 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고, 결국 사업자들의 자율적 인하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자율적 요금인하를 단행한 이통사업자들 역시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장기가입자들에게 기본료를 깍아주고 망내할인 비율의 확대 등이 담겨있었지만 가입자 락인 효과의 극대화 차원에서 시행된 정책은 1년 6개월만에 요금인하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올해 7월 1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통신업체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나친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고, 마케팅비용을 요금인하에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이동통신 요금 인하 논란에 불을 지핀 곳은 다름 아닌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원의 보고서였다. 7월 말 소비자원은 메릴린치 1분기 보고서를 인용, 분당음성통화요금(RPM) 방식의 국가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매우 높다는 주장을 펼쳤다.

소비자원의 보고서 발표 이후 8월 중순 발표된 OECD의 국가간 요금비교 보고서는 불에 기름을 부은 역할을 했다. OECD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 요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후 이동통신 요금인하 요구는 시민단체 중심에서 정치권 등 사회 전반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오이씨디 발표 이후 방통위는 물론, 미래기획위원회까지 나섰으며 시민단체 역시 활동을 본격화했다. 정기국회 개회와 서민경제안정화라는 대명제와 맞물리면서 한나라당, 민주당은 물론, 그 동안 통신요금에는 별다를 관심을 갖지 않았던 민노당까지 나서면서 그야 말로 이동통신 요금 인하는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결국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은 “통신요금 20% 인하 공약을 실현하겠다”고 공식화했으며 최근 국회에서 “추석전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하면서 숨가뿐 이동통신 요금인하 일정을 마무리했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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