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 ‘아이폰’ 국내 출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불리한 것일까 유리한 것일까. 답은 ‘유리한 것이 더 많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겉으로는 불만을 토로 했지만 내심 아이폰 출시를 환영하고 있다. 왜 일까?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와 함께 데이터통화료가 현실화되는 등 스마트폰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라며 “애플이 시장을 잠식한다는 개념보다는 전체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이폰, 국내 스마트폰 시장 파이 키운다=업계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본격 성장에 따른 단말기 판매 확대 ▲애플리케이션 마켓 확대 ▲이동통신사와 협상력 강화 등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이유로 꼽았다.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제품을 선보이며 고군분투 해왔다. 올 들어 LG전자 HTC 소니에릭슨 노키아 등이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시장은 답보상태였다.
삼성전자는 4분기 총 5종의 스마트폰을 국내에 내놓을 계획이다. 내달 3.7인치 AMOLED 윈도모바일 스마트폰 SK텔레콤 전용 ‘T옴니아2(SCH-M710/715)’와 LG텔레콤 전용 제품과 SK텔레콤과 KT용 3.0인치 LCD 탑재 보급형 스마트폰 SCH-M720과 SPH-M7200를 출시한다. 11월에는 WCDMA+와이파이+와이브로 기능을 갖춘 ‘프리즘(SPH-M8400)’을 KT에서 선보인다.
조정된 데이터통화료 역시 아이폰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다른 스마트폰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불리할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KT의 경우 ‘WCDMA+와이파이+와이브로’ 등 3W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멀티 네트워크 원 기본료’ 체계로 데이터통화료 정액제를 설계하고 있다. 정액 용량 안에서 네트워크를 바꿔가며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SK텔레콤도 WCDMA와 와이브로를 한 요금제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KT 관계자는 “3W를 하나의 요금제로 묶는 것이 KT가 새로 내놓을 무선 데이터 요금제의 기본 개념”이라며 “추석 직후 방송통신위원회에 관련 요금제를 신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중심 휴대폰 유통구조 ‘파열음’=이통사가 추진하고 있는 오픈 마켓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윈도모바일 중심이라는 점도 국내 업체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해외 오픈 마켓 콘텐츠 확보에 이득이기 때문이다.
또 이통사가 주도하던 국내 휴대폰 유통구조 변화 조짐도 이들이 미소를 짓는 이유다. 아이폰 출시를 둘러싸고 SK텔레콤과 KT는 국내 제조사 역차별 문제 등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SK텔레콤과 KT의 단말기 수급 경쟁으로 몸값도 상승했다.
제조사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특히 국내 출시 제품의 경우 유독 스펙 다운 논란 등이 제기됐던 이유 중 하나는 이통사와의 협상 과정 때문”이라며 “물론 약간의 점유율 손실은 입을 수 있지만 얻을 것이 더 많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