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LG전자 ‘안승권 號’ 암초 만났다
- 스마트폰 대응력·북미 시장 판매량 반등 시점 휴대폰 사업 미래 좌우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가 분기 사상 처음으로 휴대폰 판매량 3000만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그동안 텃밭으로 여겨졌던 북미 시장 판매량이 100만대 가량 감소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 대응 지연으로 인해 장기적인 시장 대응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익보다는 물량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 등 글로벌 업체의 실패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1일 LG전자는 지난 3분기 316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전기대비 6%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3843억원 영업이익 3844억원을 기록해 전기대비 각각 10.1%와 28.5% 감소했다. 평균판매단가(ASP)는 123달러로 전기 139달러에 비해 16달러가 내려갔다. 영업이익률도 11.0%에서 8.8%로 2.3%포인트 하락했다.
◆스마트폰 예측 실패·북미 시장 판매량 감소 ‘위험요소’=LG전자는 이에 대해 “북미 시장 스마트폰 및 선불폰 비중 증가에 따라 매출이 감소했다”라며 “한국 시장도 전기대비 23% 수요가 감소했다”라며 스마트폰 시장 대응 등 시장 예측에 실패한 것을 이유로 꼽았다.
이에 따라 이번 실적발표를 계기로 LG전자 휴대폰 사업이 갈림길에 섰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예측 실패는 수익성 하락과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 휴대폰 시장 감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은 약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LG전자가 가장 큰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북미 시장이 스마트폰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폰 전문 업체인 애플과 림(RIM)은 이미 세계 휴대폰 시장 4위와 5위인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3분기 LG전자는 북미에서 전기대비 9.7% 감소한 98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4분기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나 경쟁사는 물론 에이서 델 아수스 등 PC 업체들까지 가세해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반폰 시장 경쟁도 여전히 치열한 것도 부담이다.
◆저가폰 확대, 경쟁사 전철 밟을수도=스마트폰 약세를 만회하기 위한 저가폰 확대도 긍정적인 효과만 기대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이 1억대 판매고를 달성한 이후 같은 전략을 펼쳤지만 수익 악화로 회사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는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같은 상황에 봉착했었으나 LG전자에 비해 휴대폰 사업 의존도가 낮아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휴대폰 사업 수장 교체 등 상당기간 성장통을 겪었다.
MC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안승권 사장에 대한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 예측과 전략은 결국 최고 경영진이 책임지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안 본부장 취임 이후 LG전자는 ‘쿠키폰’ 등 중저가 시장에서는 성장을 거듭했지만 ‘아레나폰’ ‘뷰티폰’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계속 고배를 마셨다.
LG그룹 총수인 구본무 회장이 직접 각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임원 세미나에서 “지난 3분기까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은 환율효과에 힘입은 바 크다”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현재에 안주하면 안된다는 경고를 보낸 것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이에 따라 결국 LG전자가 과연 스마트폰에서 얼마나 빨리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지가 휴대폰 사업의 미래를 결정할 전망이다. 북미 시장 반등 시점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지금 상황으로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에 따른 일반폰 시장 감소와 북미 시장 감소분만큼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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