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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구글 크롬OS와 티맥스윈도

심재석 기자
지난 19일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에 맞설 컴퓨터 운영체제(OS)인 '크롬 OS(컴퓨터 운영체제)'를 처음 공개했다. 구글은 이날 크롬 OS를 시연한 뒤 2010년 말에 크롬 OS를 탑재한 넷북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크롬 OS의 소스코드를 인터넷에 공개해 외부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크롬 OS에 기반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크롬OS의 부팅 시간은 7초에 불과했다. 크롬OS은 스스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해 웹상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의 데이터도 인터넷에 저장된다. 구글은 크롬OS를 통해 본격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열 계획인 듯 보인다.

내년에는 국내에서도 새로운 컴퓨터 운영체제가 등장한다. 바로 ‘티맥스 윈도’다 티맥스소프트는 당초 11월 티맥스 윈도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개발 일정이 늦어져 내년으로 출시가 연기됐다.

내년에 출시될 두 운영체제는 컨셉트가 확연히 다르다. 구글의 크롬OS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장악하고 있는 PC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다. PC 시장은 MS에 내주되 넷북이라는 새로운 신개념 디바이스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MS 윈도 운영체제와 직접 경쟁하지 않는 전략이다. 윈도는 이미 20년이나 발전해 온 운영체제다. 구글이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도 20년의 격차를 한번에 뛰어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구글은 대신 MS가 이끌어 온 소프트웨어 시대를 종식시키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구글은 크롬OS를 통해 SW시대를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SW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면 MS와의 경쟁에서는 자동적으로 승리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티맥스소프트는 MS와 SW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려 한다. 티맥스소프트는 MS 윈도와 똑 같은 컨셉트의 운영체제를 만들어 ‘가격’이라는 무기로 싸울 계획이다.

하지만 이 전략은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일단 티맥스가 윈도7보다 더 훌륭한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윈도는 20년 동안 발전을 거듭해 온 SW다. 여기에 강력한 생태계가 구성돼 있다.

하지만 티맥스소프트는 경험도 없고, 생태계도 없다. 열정만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너무 무모하다.

설사 티맥스소프트가 티맥스 윈도를 성공적으로 만든다 해도 국내용, 그나마 관공서용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또 시대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로 바뀌고 있다. MS마저도 오피스를 웹상에서 서비스로 제공하는 판에 이제 와서 PC용 OS를 만들겠다고 덤비는 것은 너무 시대의 흐름에 눈 감고 있는 것은 아닌지.

티맥스소프트는 틈나는 대로 “대한민국 SW업체의 자존심이 되겠다. 티맥스 윈도로 대한민국 SW 기술력을 보여주겠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기업의 최대 미덕은 가능한 많은 이윤을 남겨, 주주와 직원들에게 부를 안겨주는 것이다. 나라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기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국가대표 운동선수가 아니다.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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