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부터 무선네이트를 와이파이에 개방하고, 무선랜 투자 및 스마트폰 보급 확대,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개방, 사이드로딩 적용 확대 등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SK텔레콤은 경쟁사에 비해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LG텔레콤이 월 6천원에 1기가 용량을 제공하는 오즈(OZ)를 출시했고, 지난해에는 KT가 무선인터넷 가격 인하를 바탕으로 아이폰 및 3W(와이브로, 와이파이, WCDMA) 휴대폰 출시하며 무선데이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망 개방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무선데이터 시장에 대한 적극성이 경쟁사에 비해 떨어졌다.
무선 네이트는 50.5% 점유율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의 무선인터넷 허브사이트로 자리매김했지만 왑(WAP) 기반에서만 이용할 수 밖에 없어 페쇄적인 대표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한 경쟁사와는 달리 DRM 정책을 고수했고, 망운영 안정성을 이유로 경쟁사에 비해 높은 데이터 통화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SK텔레콤은 2010년을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원년으로 보고, 시장 확대를 통한 고객혜택 확대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시장환경 변화, 기존 기득권을 버려야 산다=SK텔레콤은 14일 2010년 스마트폰 200만대 보급,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가능한 통합 요금제 출시, 와이파이 투자 확대, DRM 해제, 사이드로딩 확대,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무선인터넷 활성화 종합전략을 발표했다.
그 동안 경쟁사에 비해 SK텔레콤의 취약점으로 거론되던 부분들이다. 기존의 기득권과 매출축소를 일정부분 포기하는 셈이다. 당장 DRM을 해제하면 멜론 서비스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와이파이존이 많아질수록 무선데이터 매출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 SK텔레콤이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하성민 SK텔레콤 MNO CIC 사장<사진>은 "고객의 무선인터넷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고 기술, 사회적 기대, 성장 패러다임 등 통신시장도 급격한 변화의 길에 섰다"며 "이 같은 환경변화와 고객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소모적인 가입자 쟁탈을 지양하고 무선데이터 시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경쟁사인 KT가 아이폰을 비롯해 3W 휴대폰 출시 등을 통해 무선인터넷 붐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선인터넷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SK텔레콤의 발걸음을 재촉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성민 사장은 "SK텔레콤이 앞장서 새로운 모바일 시장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시장을 키우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만큼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좀더 전향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무선인터넷 시장 경쟁 본격화될 듯=SK텔레콤이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한국시장에서도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무선데이터 시장 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통사의 경쟁이 확대되면서 전반적으로 무선인터넷 산업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먼저,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종에 머물렀던 스마트폰을 올해에는 15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기반이 12~13종에 달할 예정이다. KT 역시 올해 10종 이상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을 안드로이드로 포지셔닝할 계획이다.
이통사들은 일반 휴대폰에도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어서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사용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넷 이용이 늘어나는 만큼, 이에 따른 콘텐츠 시장도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은 SKAF(SK Application Framework)를 통한 통합개발 환경제공과 맵, 위치정보서비스, GPS를 비롯해 SMS, 주소록 등의 모바일 API를 공개해 다양한 사업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무선인터넷 확대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전략 강화로 시장파이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