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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방통위 상임위원 사의표명 배경은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병기 방송통신이원회 상임위원이 임기를 1년 앞둔 상황에서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위원은 최시중 위원장에 대학에 복귀해 정보통신 인재를 육성하겠다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기 상임위원은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출신으로 정치적인 색깔을 드러내지 않은 대표적인 위원이다. 정치적인 발언보다는 와이브로 산업 활성화 등 통신 전문분야에서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단순히 학교 복귀 이유 때문에 1년이나 남은 상임위원직을 내놓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여진다. 때문에 이 위원의 사퇴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그 동안 이 위원은 정치적 쟁점이 빈번하게 발생한 방통위에서 기술전문가로서의 한계를 느껴왔고 결국, 사퇴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방송법 개정 등 정치적인 이슈가 불거질때마다 야당측은 이 위원이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한다며 사퇴를 종용한 적도 있었다.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대통령이 위원장을 포함해 2인을 지명하고, 3인은 국회추천(여당 1인, 야당 2인)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때문에 방통위 상임위원은 정치적으로는 여 3인, 야 2인으로 구성돼있는 상황이다. 정치적 이슈때마다 표결로 안건이 통과되지만 결과는 언제나 3:2로 여당측 상임위원들의 승리였다.

하지만 이 위원은 야당 추천 위원임에도 불구, 정치적인 시각을 갖고 정책결정에 나서지는 않았다. 이병기 위원은 지난해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보고를 받는 전체회의에서는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퇴장한 적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합의정신을 존중해왔다.

때문에 이 위원의 사퇴 배경에는 보다 정치적인 인물을 바라는 야권에서의 압력도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통신전문가로서 상임위원회 구조상 진흥에 한계를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실제 이 위원은 합의제에 대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업무분담과 진흥업무에는 한계를 드러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전문성을 살린 업무분담이 없었고 그 결과 핵심업무에 많은 지연이 있었다”며 “특히 통신관련 업무에서 많은 한계를 드러냈다”고 말할 만큼 방통위 조직운영과 진흥역할에 대해 고민해왔다.   

하지만 야당 추천위원, 그리고 순수한 기술전문가로서 방통위 상임위원 자리는 이 위원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2년간 기술, 진흥보다는 정치적 쟁점에 매몰돼있는 상임위에 염증을 느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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