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바가지 쓰셨네요”… 야비한 상술에 소비자만 봉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이거 인터넷 최저가가 42만 원이예요. 내 오늘 손님 봐서 딱 10만원 깎아 줄 테니까 이 기회에 구입하세요.”
직장인 K씨는 콤팩트형 디카를 구입하기 위해 용산 전자상가에 방문했습니다. 카메라를 잘 몰랐지만 주변 지인이 좋다고 소개해 준 A 모델을 구입하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매장 직원은 A 대신 자꾸 후지필름의 파인픽스 J28 모델을 구입하라고 권유합니다.
직원은 인터넷 최저가를 들먹이며 J28이 더 비싸고 좋은 모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오늘 하루만 싸게 줄 테니 구입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노트북 화면을 들이밀며 네이버 지식쇼핑에 표시된 가격을 보여줍니다. 40만원이 넘어가는 고가입니다. 30만원에 준다니 솔깃합니다.
결국 A 모델 대신 J28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바가지였습니다. 네이버 등 각종 가격비교사이트에는 42만원이라고 적혀있지만 실제 판매가는 20만원대 초반인 저가형 모델입니다.
아마존에서 검색해보니 160달러에 판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매장에 찾아가 환불을 요구했지만 박스를 뜯었다는 이유로 거부당했습니다.
디카 구입할 때 이런 일이 잦다고 합니다. 비단 후지필름뿐 만이 아닙니다.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브랜드의 일부 알려지지 않은 제품을 판매할 때, 위와 같은 수법으로 바가지를 씌우는 일이 왕왕 있습니다.
잘 알려진 제품을 구입할 때는 이런 일이 거의 없습니다. 후지필름으로 예를 들면 파인픽스 F200EXR 같은 제품은 출시될 때 언론을 통해 예상 가격이 공개됐었습니다.
관심이 많은 제품인 만큼 가격 정보가 활발하게 교환되니 거짓말을 못합니다. 그러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파인픽스 J 시리즈의 경우 위와 같은 수법으로 바가지를 씌울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J 시리즈처럼 이른바 ‘비인기’ 저가형 제품의 경우 물량을 많이 들여오지도 않을 뿐더러 몇 개 총판 만이 제품을 보유하고 있어 오픈마켓을 통해 이 같은 엉터리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유통업체의 이익을 남겨주기 위해 처음부터 판매 가격이 부풀려져서 나오는 제품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후지필름 측은 “총판에 제품을 판매하면 그 뒤 가격 책정은 총판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가격에 대해 우리가 왈가왈부 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책임도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일차적인 문제는 폭리 수준으로 바가지를 씌워놓고선 소비자에게 싸게 줬다고 말했던 그 매장과 매장 직원일 것입니다.
이러한 폭리가 정보 공개의 불투명성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후지필름에게도 큰 책임이 있습니다.
일부 인기 모델은 언론 홍보 활동을 통해 대략적인 가격을 공개하지만 이들 비인기 모델의 가격은 후지필름 홈페이지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후지필름 측은 J 시리즈가 “20만원대의 저가형 모델군”이라고 스스로 밝혔지만 J28, J32와 같은 제품은 4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최저가’ 딱지를 달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시 여기는 제조수입업체는 당연히 제공해야할 정보를 누락시켜 소비자를 일부 악덕 매장의 먹잇감으로 만들어버린 셈입니다.
[한주엽기자 블로그=Consumer&Prosu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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