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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금융IT 혁신과 도전③] IT비용절감, 금융권 가상화 열풍 더 확산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권의 IT투자는 보수화됐다 .IT예산이 예전에 비해 제약을 받은 탓도 있지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혁신적이고 모험적인 IT투자 분위기 자체가 수그러들었기 때문이다.  


그대신 IT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했다. 물론 금융권은 지난 수년간 ‘혁신적인 IT비용절감’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해왔다.  이와관련 IT비용절감 효과를 달성하고 이와 함께 전산시스템의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긍정적인 사례들이 나타나기도 했는데, ‘가상화(Virutualization)’기술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기업, 우리, 대구, 부산은행 등에서 가상화 프로젝트를 통해 IT비용절감및 시스템 운영 혁신효과 보았으며 올해는 차세대시스템을 완료한 2금융권에서도 보다 많은 금융회사들이 가상화 기술을 더욱 폭넓게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미 수년전부터 국내 금융권 서버, 스토리지시스템 구축 전략에는 ‘가상화’을 통한 IT최적화 전략에 대한 개념이 지속적으로 제시돼 왔었지만 기능에 대한 관심이 컷을뿐 IT비용절감 측면에서 특별한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금융권의 실증적 사례와는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서버에 가상화 기술을 도입하면 현재의 1/3수준에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며 하드웨어의 경우 평균 30% 이상 설치 공간이 줄어들고, 총소유비용(TCO)도 20~3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서버, 데스크톱 등 하드웨어 가상화에 비교적 관심이 높았는데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와 데스크톱 등 다양한 분야의 가상화 기술로 확대될 전망이다.


가상화는 시스템을 논리적으로 통합하거나 하나의 시스템을 논리적으로 분할하여 인프라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특히 가상화 기술은 피크치 기준으로 용량을 산정해 장비를 도입하는 기존 구매 관행하에서 자원 활용율은 낮고 TCO(총소유비용)가 증대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등장했다.

서버 가상화의 경우, 섣불리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통상적으로 서버 운영 비용을 기존보다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가상화, 데이터센터 최적화전략에도 도움 = 지난 수년간 은행권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통해, 과거 메인프레임 환경에서 유닉스(UNIX) 개방형 환경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았다. 폭발적으로 유닉스 서버가 급격하게 증가되다보니 전산장애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거나 서버 등 전산자원에 대한 관리의 복잡성이 증가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비효율도 그만큼 늘어나는 부작용도 커쳤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화 기술은 유닉스 서버 등 하드웨어 증설에 따른 관리의 비효율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서버 한 대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운용했다. 즉, 여분이 있는 컴퓨팅파워는 그대로 방치됐는데 가상화 기술을 활용하면 여분의 컴퓨팅파워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용도로 논리적으로 할당,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 대의 서버 시스템을 5대, 10대 서버처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최근 가상화 관련 기술은 IT원가 절감 차원을 넘어 보안 및 지식관리까지 활용될 수 있는 대체기술로 부각되면서, IT조직내 장비에서 현업 사용자 컴퓨팅 환경으로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 되고 있다.


◆금융권 가상화 적용사례 늘어 = 은행권에서는 기업은행이 가장 빠르게 가상화 기술을 업무에 적용했다. 이미 기업은행은 지난 2008년 ‘가상화 5개년(2008년~2013년) 로드맵을 확정함으로써 금융권의 주목을 끌었다.


기업은행은 ‘서버 가상화’를 통해, 지난 2008년부터  2년간 81대의 서버(Unix, NT)를 8대로 통합했다. 이와함께 파티셔닝 기술을 적용해 서버 자원 활용율을 극대화했다.이 결과, 기업은행은 서버 가상화 프로젝트 이전과 비교했을 때 여러 부문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와함께 산은금융그룹의 경우,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가상화를 통한 IT혁신 작업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은 윈도 서버 가상화 프로젝트에서 가상화 솔루션으로 VM웨어를, 서버로는 IBM의 제품을 선정했으며 여신심사지원시스템, 시스템통합관리시스템, 자산관리, 경영관리 ROLAP, SWIFT(스위프트) 자금거래, V3배포 업무 등에 가상화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또한 x86서버를 대상으로 서버 가상화를 진행할 계획이며 향후 노후 서버교체시에도 가상화 전략을 통해 서버를 통합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부산은행은 가상머신(Virtual Machine) 기술을 적용해 99대의 서버를 가상화 서버 6대로 통합. 15억원 투자비용)과 9억 7000만원 운영비용 절감했다. 대구은행은 파티셔닝 기술 적용해 10대의 서버를 1대로 통합. IT증설 비용 등 약 5억원 절감했다.


신한은행은 PC가상화통한 관리 효율화및 사내 보안 강화 추진. PC 1대에 업무영역과 개인인터넷 영역을 분리. 중앙집중 관리를 통한 안정성과 보안 수준이 크게 향상시켰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8년부터 NT서버 가상화 추진, 97대의 서버를 14대의 블레이드서버로 통합. 유닉스 서버와 스토리지 가상화도 추진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메인프레임 CPU 기반에서 리눅스 서버로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총 5개 업무를 대상으로 하며, 최근 PoC(기능검증테스트)를 마쳤다.

우리은행 또한 지난 2002년 이전에 도입된 노후화된 NT서버 100대를 새로운 블레이드 서버 20여대로 교체 통합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여기에 VM웨어의 가상화 제품을 도입키로 했다. 이번에 도입되는 가상화 솔루션을 통해 가상머신 147대의 생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IT비용절감에 크게 민감해진 외국계 은행들도 가상화 기술에 대한 관심은 크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서버 가상화 프로젝트를 통해 70여대의 IBM 서버를 6대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또 100대의 썬 서버를 11대로, 70여대의 HP서버를 6대로 줄였으며, 스토리지 가상화 작업도 병행했다.


대형 은행과 증권사들은 정보계 등 거래 민감도가 낮은 업무 서버(주로 NT서버) 위주로 가상화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 금융사들은 일시에 전체 서버에 대한 가상화를 실시하는 것도 효율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PC 가상화는 금융사별 목적에 따라 가상화 적용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금융권은 업무의 ‘안정성’을 최우선시 하므로, 대부분 기존 서버 업체가 추천하는 검증된 가상화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경우, 신기술 도입시 실패 확률은 낮아지지만 향후 가상화를 통해 자원 활용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한편 가상화 관련 기술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어 특정 회사가 시장의 흐름을 완전하게 주도할 수 없으므로 금융사 자체 인력이 적시에 가상화 관련 기술을 습득하고, 주도적으로 마스터플랜을 수립,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장애 발생시 복수의 가상서버에 대한 조치가 어려우므로 사례별로 적절한 대응 방법 검토와 시나리오 수립 및 훈련이 필요하며, 이외에 S/W 라이센스 정책에 대한 숙지와 보안 취약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기업은행, 2013년까지 5년간 가상화 프로젝트 진행 = 기업은행은 비교적 중장기인 5년간의 로드맵에 따라 가상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가상화 계획은 오는 2013년까지 단계별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보유중인 약 400여대의 서버를 101대로 줄이기 위한 서버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04년 차세대시스템 전환 이후 IT인프라의 혁신을 위한 ‘포스트 차세대’ 전략을 매우 심도있게 진행해 왔는데 하드웨어측면에서의 대표적인 혁신작업으로 가상화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매년 증가하는 서브 시스템으로 인한 운영효율성이 대두됐고, 또한 복잡한 IT환경을 단순화하고 비즈니스 요구에 대한 유연성를 증가시키기 위한 필요성이 기업은행 내부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결국 기업은행은 기존 사용중인 서버 자원에 대한 분석결과 5가지의 개선 포인트를 찾아냈다.


예를 들어 ▲서버자원의 지속적인 증가현상 ▲센터내 공간 부족현상 심화 ▲CPU자원이 부족한 서버(80%이상 사용)와 반대로 여유로운 서버(30%이하 사용)에 대한 최적화된 효율성확보 ▲신규업무 발생에 따라 IT자원의 증설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했다.


지난해 기업은행은 69대의 서버를 13대로 줄였으며, 올해는 추가로 63대의 서버로 8대로 줄일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94대의 서버를 15대 줄여나갈 방침이다. 기업은행이 적용한 가상화 기술은 ▲마이크로 파티셔닝 ▲버츄얼(Virtual) I/O서버를 꼽을 수 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1차 서버통합 사업을 통해 외신, 메시징, EAI, ERP 등 13개 업무의 테스트용 서버 13대를 IBM의 p570 서버 1대로 줄였다. 이와함께 퇴직연금, 가상계좌, AML(자금세탁방지), R&D 뱅킹, 행정망공유 등 5개 업무에 도입할 계획이었던 26대의 서버는 IBM의 p595 서버 2대로 통합시켰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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