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이동전화 가입자 빼앗기 ‘휴전’…방통위 눈치보기 여파
- 마케팅비 규제 원인…SKT, 6개월만에 가입자 감소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3월 이동전화 번호이동 규모가 예상대로 전월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 경쟁이 본격화 되는 시기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지난달 초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사 마케팅비 규제 발표 영향 때문이다. 번호이동자 수가 소폭 증가에 그침에 따라 국내 휴대폰 시장도 2월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3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규모는 68만320명으로 전월대비 11.4%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7년 번호이동제도가 통신 3사로 확대 시행된 이후 3월 증가치로는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통상 통상 번호이동 규모는 3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5월과 6월경 최고치를 기록해왔다.
번호이동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지난달 방통위가 통신사의 마케팅비를 매출의 20% 선으로 규제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스마트폰 경쟁이 시작됐지만 아직 단말기가 충분히 나와 있지 않아 사용자들이 구매를 미룬 것도 원인이 됐다.
통신 3사간의 경쟁에서는 LG텔레콤이 실속을 차린 반면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만에 KT와 LG텔레콤 모두에게 가입자를 빼앗기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KT의 가입자 유출도 계속 됐다. KT는 SK텔레콤에서는 사용자를 데려오는데 성공했지만 LG텔레콤에 내준 숫자가 더 커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째 번호이동 시장에서 전체 수치가 감소했다.
지난 3월 LG텔레콤은 SK텔레콤에서 580명, KT에서 5165명을 모집해 총 5745명이 증가했다. KT는 SK텔레콤에서 357명을 유치했지만 LG텔레콤으로 이동한 숫자가 많아 총 4808명이 줄어들었다. SK텔레콤은 KT와 LG텔레콤에 모두 가입자를 빼앗겨 총 937명의 가입자가 축소됐다.
한편 4월 번호이동 시장도 3월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주요 업체의 스마트폰이 월말에나 소개될 예정이고 저가폰 판매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기에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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