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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많은 SK C&C 주가, 그리고 IT업계의 관전평

박기록 기자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최근 SK C&C의 상승세가 무섭습니다. 대외 SI(시스템통합) 실적이 아니라 주가(株價)와 관련한 얘기입니다.


지난해 11월11일 '빼빼로 데이'에 , 공모가 3만2000원에 상장됐던 SK C&C 주가는 지난 13일 종가기준으로 7만2000원대를 돌파했습니다.


불과 6개월만에 '더블'이 됐습니다.  100% 수익율을 달성한 것이죠. 당연히 약 1000주씩 물량을 배정받았던 SK C&C 직원들은 예상외의 빠른 속도에 최근 함박 웃음입니다. 언젠가 이 회사의 한 관계자가 "행복하다"고 표현해 같이 웃었던 기억도 납니다.


상장 당시만하더라도 SK C&C 내부적으로는 단기적인 적정주가를 4만7000원대로 보았습니다. 


SK C&C는 지난 2008년에 이미 상장을 계획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그 당시에 산정된 주가 수준입니다. (SK C&C가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등 보유 지분의 평가액만 산정해도 그 정도의 주가가 나온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당시 3만2000원대의 공모가는 SK C&C측이 '흥행'을 위해 상당히 디스카운트한 가격이란 견해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흥행은 성공했습니다.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빠르게 상승고, 목표가로 잡았던 4만7000원은 며칠만에 따라잡았습니다.


이후 목표 주가는 6만원대 초반으로 상향조정됐습니다. 그리고 다시 올라갑니다. 이제 목표가는 9만원대 후반입니다.


공모 당시에 이미 '9만원대 후반'의 주가는 SK C&C 임원들이 생각하고 있는 '목표 주가'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왜 임원들은 9만원대 후반을 예상했을까요?


아무튼 지금의 기세라면 9만원대도 멀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의 목표 가격대는 어디일까요? 그것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부터는 (주)SK의 주가를 봐야할 것 같습니다. (주)SK는 SK그룹의 지주회사입니다.


그렇지만 SK C&C가 지분구조상 (주)SK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SK그룹의 지주회사는 SK C&C입니다.  현재 최태원 회장은 SK C&C의 지분을 44.5% 보유하고 있습니다.


SK그룹은 이미 약속한대로 기형적인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SK C&C와 (주)SK를 합병을 시키든, 지분구조상 통합지주회사의 역할을 완전하게 맡기든 말이죠.

 

결국 SK C&C와 (주)SK가 합병할 경우의 '주식 병합 비율'이 주가 예측의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주)SK의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12만7000원 (4월16일)이었던 (주)SK의 주가는 2010년 5월7일 기준으로 7만8000원까지 크게 떨어졌습니다. SK C&C의 주가 궤적과는 분명히 대조적입니다.


SK C&C가 (주)SK와 유리한 합병비율 조건을 가지려면 현재의 주가 수준, 즉 (주)SK 주가보다는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이것이 주가 예측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곧 SK C&C와 (주)SK 주가가 교차하는 '랑데뷰'시점이 올것 같습니다. 이쯤에서 증권가에서는 M&A와 포함한 많은 시나리오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가의 향방을 누가 알겠습니까만.
 
그러나 한편으론 IT업계에선 상장이후 SK C&C의 달라진 행보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SK C&C가 상장이후 실적에 너무 목을 맨다. SK와의 합병때문에 주가관리하냐?"라는 지적이 그것입니다.

 

이는 곧 "수주를 위해서는 SK C&C가 가격경쟁도 불사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IT서비스시장에서 '가격경쟁'은 분명 좋은 뉘앙스는 아닙니다.

 

물론 이러한 소리는 경쟁사들에서 제기한 불만이라 어느 정도 여과해서 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어찌됐든 SK C&C의 입장에서 보면 아픈 지적일 수 있습니다.


회사가 주가를 받치기 위한 단기적 재료에 함몰되기 시작하면 중장기 전략사업을 차분하게 준비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로서는 이를 지극히 경계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가치가 있는 지적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러한 징후가 피부에 와닿을 정도는 아닙니다.

 

실제로 SK C&C는 상장 이전에도 삼성SDS, LG CNS 등 빅3 멤버들과 직접 경쟁을 할때도 비교적 적극적인 가격경쟁을 펼쳤습니다.  상장 이후에 갑자기 나타난 행태 변화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SK C&C의 이러한 갖은 노력때문에 기존 삼성SDS, LG CNS 양강 구조에서 '빅3 ' 삼파전 구조로 IT서비스 시장 구도가 바뀐것도 사실입니다. 


어찌됐든 시장에서 붙여준 'IT서비스 빅3'라는 타이틀은  SK C&C에게는 매우 소중한 자산입니다. 


또한 SK C&C를 포함해 빅3 업체들은 우리나라 IT산업 발전을 위해 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과 함께 그에 따른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 나라 IT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전략적 투자, 글로벌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 국내 SI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 인재육성, 협력업체를 쥐어짜지 않고 상생하는 모습 등을 솔선수범해 보여 줘야 합니다,


SK C&C의 욱일승천하는 주가, 하지만 한편으론 "SK C&C가 너무 주가에만 매달리는 회사로 전락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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