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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스포츠협회 “블리자드 과도한 저작권 행사 부당”

이대호 기자

- 12개 게임단도 같은 입장…협회, 8월 이전까지 협상 마무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31일 한국e스포츠협회(www.e-sports.or.kr 회장 조기행, KeSPA)는 12개 e스포츠 프로게임단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블리자드의 협상중단 선언 및 곰TV(그래텍)과의 계약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업기획국장은 “국내 e스포츠는 선수와 팀, 방송매체, 후원기업, 학계 등의 인프라가 더해지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새로운 참여형 문화콘텐츠로 성장해왔다”며 “지금은 e스포츠가 진정한 스포츠영역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 상황에서 블리자드가 과도하게 저작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일이 진행된다면, 한 종목 영향권 아래 e스포츠 전체가 휘둘리게 될 것”이라며 “향후 방송편성권도 휘두르려 할 것”이라고 우려의 뜻을 전했다.

이에 협회는 12개 e스포츠 프로게임단과 함께 “e스포츠 발전의 최대 수혜자인 블리자드가 별다른 지원이 없다가, 이제 와서 상식을 벗어난 요구를 하는 것이 협상파행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협회가 공개 질의서를 통해 밝힌 블리자드의 요구는 ▲선수와 게임단, 방송사가 만들어내는 2차 저작물 소유권 ▲대회 및 방송을 통한 모든 수입의 배분 등 서브 라이선스에 대한 로열티 ▲방송제작물과 스폰서 유치 등 모든 마케팅 활동에 대한 사전 검열 등이다.

협회는 이 같은 요구가 모두 수용돼야만 블리자드가 지적재산권이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는지, 지재권의 정확한 범위를 밝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블리자드가 주장하는 지재권 침해로 매출 등에서 손해를 본 바가 있는지 그리고 2006년까지 모든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지재권을 묵인한 까닭은 무엇인지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블리자드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3년간 e스포츠협회와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을 인정을 받고 같이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지금은 협회 사무국에 더 이상 기대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원제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은 “햇수로는 3년이지만, 실제 협상테이블에서 앉아 구체적으로 협상한 건 많지 않다”며 “그 과정에서 블리자드는 스타2 출시를 발표했고, 지난 6월에는 협상을 재개했으나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그리고 블리자드가 지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했는데, 계약기간이나 매출의 몇 퍼센트를 줄 것인지 금전적인 부분도 협상에서 얘기했다”며 “다음에는 관련된 자료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함께 참석한 12개 게임단 대표들도 협회와 입장을 같이 했다.

김영진 KT롤스터 게임단 사무국장은 “협회 사무국과 게임단은 공동 대응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며 “월 1회이상 정기회의와 수시로 회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게임단은 모든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블리자드가 협회 사무국과 게임단이 별개라면, 그동안 우리는 아무것도 안했다는 얘기”라며 “오늘 회견에도 게임단의 참석은 당연한 것이며, 이 시간 이후로 그런 얘기가 안 나왔으면 한다”고 협회와 같은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현재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오는 8월까지만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인정하고, 그 이후에는 협상을 거쳐야 한다고 못 밖은 상태다. 때문에 이제껏 이어온 프로리그가 중단되는 파행을 겪지 않으려면, 협회는 8월까지 어떻게든 협상결과를 내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이에 최 사무총장은 “블리자드 본사든 코리아든 그래텍이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하겠다”며 “팬들이 실망하지 않게, 8월 이전에 최대한 협상이 마무리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협회는 e스포츠가 단순히 게임마케팅과 마니아 문화로 그치지 않고 스포츠영역으로 발전해야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며 “게임을 하는 선수들이 스포츠영역에서 선수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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