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T, 응원가 문제로 붉은악마와 마찰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와 SK텔레콤의 월드컵 마케팅 대결이 치열하다. 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 직접적으로 월드컵을 연상시키는 용어나 이미지 등을 활용할 수 없다.

때문에 이를 피해 마케팅을 하려는 기업들의 다양한 숨바꼭질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지나친 상업주의로 응원열기 자체를 꺾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월드컵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FIFA 후원사도, 국가대표 축구팀 후원사도 아니다. 축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SK텔레콤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엠부시마케팅(ambush marketing)에 눈을 떴다. 이 마케팅 기법은 스포츠 이벤트에서 공식적인 후원업체가 아니면서도 광고 문구 등을 통해 관련 업체라는 인상을 줘 시선을 모으는 전략이다. 매복마케팅이라고도 한다.

SK텔레콤은 올해에는 ‘다시한번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내세워 응원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노래도 만들었다. 서울광장과 한강 반포지구를 거리응원 장소로 선점했다.

그러나 축구 국가대표 ‘붉은악마’와 갈등을 빚으며 체면을 구겼다. 붉은악마의 응원곡을 KT가 광고에 쓰고 있는 것이 발단이 됐다.

KT를 연상시키는 노래를 거리응원 장소에서 부르지 말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발한 붉은악마는 서울광장을 떠나 코엑스를 주요 응원장소로 삼았댜. 서울시 등이 중재해 붉은악마가 돌아오기는 했지만 SK텔레콤은 메인 응원장소를 반포로 바꿨다.

붉은악마 심재민 대외협력팀장은 “우리는 취미로 응원을 하는 사람들인데 기업들이 죽자고 마케팅 경쟁을 벌이니 힘들다. 서울광장에서 응원에 제약을 걸었던 것을 다 풀어줬기 때문에 가기는 갈테지만 여전히 메인 응원장소는 코엑스 앞”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지난 2001년부터 대한축구협회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응원 슬로건과 응원가 등은 대한축구협회와 붉은악마, KT가 같이 만들었다.

KT 브랜드전략 CFT 남규택 전무는 “KT는 지난 2001년부터 대한축구협회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면서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속적으로 응원하고 있다”며 “2010년에는 응원 앨범과 캠페인, TV 광고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우리 국가대표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사는 주요 거리응원 장소에 무선랜(WiFi)를 지원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서울 위주로, KT는 지방 대도시에도 서비스를 지원한다. SK텔레콤의 무선랜은 통신사 구별없이 모두 쓸 수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