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마크 허드 CEO 사임…성희롱 파문으로 자진 하차
- 캐시 레스작 CFO가 임시 CEO 역할 대행…향후 전략 및 사업 방향에 주목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HP의 최고경영책임자(CEO)이자 회장인 마크 허드<사진>가 성희롱 파문으로 사임했다.
HP는 6일(미국 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마크 허드 HP CEO가 지난 2007년부터 HP 마케팅과 관련해서 계약직으로 근무해 오던 여직원과의 성희롱 파문과 관련, 사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HP 측은 자체 조사 결과, 마크 허드 CEO의 행동이 사내의 성희롱 조항에는 위배하지 않았으나, 비즈니스 관행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고, 본인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물러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성희롱 문제에 휘말린 계약직 여성은 마크 허드 CEO와의 성관계는 없었으나 여직원과의 관계를 위해 명확히 명시되지 않은 회사 비용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드 CEO는 이 여성과의 관계를 위해 지난 2년 간 여행과 식사, 숙박 등에 약 2만 달러 이상의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HP 이사회는 케시 레스작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시 CEO로 선임하고, 신임 CEO 물색에 나선다고 밝혔다.
마크 허드 CEO는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뢰와 존경 등 HP에서 근무하는 동안 지켜왔던 기준과 원칙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고통스러운 결정이었지만 지난 5년간 몸담아왔던 HP를 떠나기로 결심했다”며 “HP는 매우 뛰어난 임원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도 계속해서 성공적인 회사로 남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미국의 IT업계는 충격에 빠졌다고 외신 등은 전했다. HP는 실리콘 밸리의 가장 큰 IT업체로 컴퓨터와 서버, IT서비스, 프린터 등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활동해오고 있다.
53세의 나이로 불명예스럽게 퇴직하게 된 마크 허드 CEO는 지난 2005년 전 칼리 피오리나 CEO 후임으로 취임한 이후 철저히 수익중심의 경영철학을 고수해 왔다. 2008년에는 IT서비스 업체인 EDS와 최근엔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팜(Palm) 등을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시킨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마크 허드 CEO의 사임으로 당분간은 HP의 전략이나 실적 등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회사 이미지 실추로 인해 지난 6일엔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신임 CEO 부임 전까지는 회사 내부의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허드 CEO는 이번 사임으로 약 1220만 달러의 퇴직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09년에는 총 3003만 달러의 연봉을 받은 바 있다.
한편 HP는 이날, 지난 7월 30일자로 마감된 3분기 (잠정)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07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이달부터 시작된 4분기 실적 역시 325억 달러~327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으며, 2010년 전체 실적은 1253~1255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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