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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명품폰 이미지 재연하려면?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일반 휴대폰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휴대폰 제조사 3사가 스마트폰 시대에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특히 고가폰 중심으로 선진시장으로 분류되는 영국에서 한국산 휴대폰의 입지가 하락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24일 코트라(KOTRA) 런던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에 따르면, 영국 시장조사기관 유거브(YouGov)가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 2121명을 대상으로 벌인 연구조사에서 기존의 휴대폰 선두주자들이 추락,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시장에서 10여년이 넘도록 최대 시장점유율을 기록해온 노키아는 브랜드 신뢰도와 충성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명품폰 이미지를 통해 2, 3위를 지켜오던 삼성전자와 LG전자 또한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의 정상위치를 차지했으며 블랙베리와 HTC 등 신흥세력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 전통적 강자들의 몰락=지난해 12월 조사에서는 노키아를 다음 스마트폰 구입 고려대상이라고 밝힌 사용자는 46%였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 12% 감소한 31%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설문 참여 대상자 중 단지 10%만이 노키아 스마트폰을 구입한데 비해 아이폰을 구입한 소비자는 41%에 이른다.

또한 영국에서 명품폰 대접을 받았던 삼성, LG 등 한국산 휴대폰에 대한 충성도도 크게 낮아졌다. 삼성은 2010년 6월 기준으로 향후 구매의향이 있다고 답변한 소비자가 불과 2%에 그쳤으며, LG도 1%대에 머물렀다.

그동안 삼성, LG폰들은 영국소비자들로부터 고급브랜드로 인식돼 전통적 강자인 모토로라와 노키아를 제쳤지만 다소 늦은 스마트폰 대응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여진다.

영국의 국제모바일공급사협회인 GSA(Global Mobile Suppliers Association)는 기존의 모바일 강자들이 신흥브랜드들에 역전패를 당하는 상황에 대해 스마트폰의 특성 때문으로 규정했다.

스마트폰이라는 제품 콘셉트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애플과 같은 후발주자에게 역전을 당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특성을 이해하라=이처럼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몰락한 전통의 강자, 특히 삼성전자, LG전자가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하드웨어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 보인다.

GSA는 "스마트폰이 전면적으로 시장에 출현한 2007년부터 서둘러 고유의 스마트폰을 개발할 수 있었음에도 느린 대응을 했다는 게 가장 큰 실패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HTC에 대해서는 "아이폰 등장 이후에도 발빠르게 대응해 자체개발을 했다"며 "이러한 이유로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현재는 애플을 앞지르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GSA는 한국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한국기업은 스마트폰에 대해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며 "영국시장에 출시된 삼성 스마트폰은 외관만 비슷할 뿐 경쟁사들이 가진 고유의 시스템이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삼성·LG가 빼앗긴 휴대폰 시장의 리더십을 찾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고유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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