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웅 칼럼

[취재수첩] 지상파-케이블 갈등, 시청자는 어디에?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 콘텐츠 재송신과 관련해 극한 대립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11부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가 CJ헬로비전, 티브로드, 씨앤앰, HCN, CMB 등 5개 MSO를 대상으로 프로그램 재전송을 중단해달라는 소송과 관련해 "2009년 12월 18일 이후 가입자들에게 지상파 재송신을 해서는 안된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13일 케이블TV 업계는 총회를 열고 "재전송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이에 따라 케이블TV와 지상파 방송사간 대립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이번 지상파 프로그램 재전송 논란과 관련,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모두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 동안 지상파와 케이블은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처럼 서로를 이용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왔다. 난시청을 해소하지 못한 지상파 입장에서 케이블TV라는 플랫폼은 난시청 해소는 물론, 커버리지 확대에 따른 광고 매출 증가라는 효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물론, 케이블TV 역시 우수한 지상파 프로그램을 무료로 재전송하면서 유료방송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방송 시대로 넘어오면서 지상파와 케이블의 불안한 동거는 끝나게 됐다.

이제는 그 동안 암묵적으로 이어왔던 관계를 폭로하고 상대를 힐난하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근간을 허물수도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재전송 대가 요구나 "송출을 중단하겠다"며 버티는 케이블TV 업계나 다급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를 비판하기만 할 뿐 시청자들을 위한 보호하기 위한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형국이다.

지상파 재전송 중단으로 지상파 방송사나 케이블TV 업체 모두 손실을 입겠지만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시청자다. 아무런 영문도 모르고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당하는 황당한 상황이 오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다.

지상파 방송사나 케이블TV 방송사들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비판하고, 응원했기 때문이다.

지상파나 케이블TV 모두 한발 물러서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모습을 보여야 할때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도 적극적으로 개입해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지상파나 케이블TV의 재무제표보다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바로 소비자 편익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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