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딜라이트닷넷 창간 1주년]‘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TV’ 생태계, 국내 기업 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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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구글의 N스크린 생태계에 맞설 방법에 대해 앞선 글의 마지막에서 두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관련글: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TV’ 생태계, 국내 기업 설 곳 있나(1)>
일단 그 생태계 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은 작년 11월부터 본격화 됐습니다.
KT가 아이폰을 ‘독점’으로 도입한 것이 시작입니다. 아이폰을 파는 통신사는 전적으로 가입자 확대 및 그 가입자의 요금 수익 밖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부가서비스 등을 애플이 탑재를 해주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독점이 중요합니다. SK텔레콤에서도 아이폰이 유통된다면 아이폰 때문에 가입하는 사람을 나눠가져야 합니다. 수익은 줄겠죠.
일부 업체만 참여해왔던 애플의 콘텐츠 장터 ‘앱스토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이제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누구나 ‘앱스토어’ 참여를 한 번쯤은 검토하는 시대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인 조건입니다. 국내 시장은 작지요. 거기다 통신사들의 요구도 많습니다. ‘앱스토어’로 가면 이런 제약 없이 콘텐츠만 좋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제2의 소프트웨어 활성화 계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이 아이폰 액세서리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일부 차종에는 아이폰 연결 커넥터가 기본으로 장착되지요. 이 차를 산 사람은 아이팟 아이폰 외의 디바이스를 쓴다면 차와 연결하기 위해 별도 액세서리를 구매해야 합니다. 불편하지요. 케이스를 비롯 애플 하드웨어와 연관된 각종 사업도 활황입니다.
구글 쪽에서 기회를 찾는 쪽도 많습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 팬택이 대표적이지요. SK텔레콤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주력 스마트폰 운영체제(OS)로 선택하면서 자체 콘텐츠 마켓까지 만들었습니다. 무선 ‘네이트’때 만큼은 아니지만 콘텐츠 유통을 통한 수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곳은 많기 때문에 KT보다 특정 회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이득입니다. 대신 충성도는 KT보다 떨어지지요.
삼성전자는 흔들리고 있는 휴대폰 산업 주도권을 찾기 위해 구글의 손을 잡았습니다. ‘갤럭시S’로 대표되는 안드로이드폰을 통해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2위 휴대폰 업체의 흔들림 없는 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를 통해 이익을 남긴다는 삼성전자 기존 휴대폰 사업 전략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태블릿도 우선 안드로이드로 갔습니다.
팬택도 구글 생태계에 들어와 큰 이득을 봤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스카이’ 브랜드의 명성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애플 다음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팔았습니다.
이렇게 애플과 구글 품안으로 들어온 업체들의 문제는 사업의 장기적 목표를 세우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애플과 구글은 정책을 세우고 그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업체들의 협력을 구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발표하고 다른 업체들은 따라가는 것이지요. 얼핏보면 그것이 그것 같지만 이는 경쟁에서 언제든지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입니다.
즉 다음 달부터 애플이 SK텔레콤을 통해 아이폰을 팔기로 하면 KT는 속수무책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독점 유통으로 누렸던 이득은 사라지겠지요. 지금 태블릿 ‘아이패드’를 둘러싼 상황이 그 사례입니다. KT는 독점을 원하지만 애플이 확답을 주고 있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아이패드는 애플이 판매하고 통신사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국가가 대부분입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들어간 SK텔레콤도 구글의 정책 변화라는 리스크를 지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제조사도 갈림길입니다. 독자 OS가 없다보니 차별화가 쉽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폰의 알맹이는 다 비슷비슷하지요. 디자인밖에 제조사 특성을 살릴 곳이 없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마저도 통일시키고 있지요. 구글도 안드로이드 마겟 이용 불가 등 제약을 두고 있습니다. 콘텐츠 호환을 위해 이런 제한은 점점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꼭 삼성전자 안드로이드폰을 살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 질문 ‘이 판을 깰 무엇인가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이 내용은 다음 글에서 논의해보겠습니다.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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