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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아오이 소라와 게임의 상관관계

이대호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한 게임사의 마케팅이 이목을 끌고 있다. AV(성인비디오) 배우인 아오이 소라를 모델로 내세운 ‘드라고나 온라인’ 얘기다. 이 게임은 작년 아오이 소라를 전면에 내세워 뜨거운(?) 시장 반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예상한대로 이번 론칭 때 아오이 소라가 다시 등장했다. 더욱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서 말이다. 캐릭터가 10만명이 생성되는 순간 ‘아이오 소라의 은밀한 고백’ 영상을 24시간 방영한다는 이 이벤트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제대로 자극했다.

지난 20일부터 시작한 이벤트는 하루 만에 목표치 10만명 가운데 2만명을 훌쩍 넘겼다. 마케팅 측면에서 보자면 대단히 성공한 셈이다. 최근 나온 게임 마케팅 가운데 단연 이목을 끌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러한 부분이 이슈화가 되는 것 자체가 회사 측이 바라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얘기다. 이번 이벤트는 ‘드라고나 온라인’ 개발사 라이브플렉스가 아닌 게임포털 넷마블을 운영하는 CJ인터넷이 진행한다. 그래서 더욱 문제라는 업계의 지적이 잇따랐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물론 성인층을 겨냥하기 때문에 마케팅에는 문제는 없다”며 “하지만 미성년자도 볼 수 있는 페이지에 이벤트를 진행하는데다 게임 쪽에 부정적 이슈가 빵빵 터지는 판국에 상장사가 꼭 그렇게까지 마케팅을 해야 하나”라며 꼬집었다.

이에 CJ인터넷 관계자는 “너무 원론적인 얘기 아닌가”라며 “영상도 케이블TV에 나오는 수준의 합법적인 콘텐츠이고 성인 게임으로 홍보에 연계성도 있고 해서 아오이 소라에 포인트를 맞춘 이번 이벤트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테라’ 영향에 따른 현 게임업계의 상황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외부 시선이 따가운 업계의 상황에 정면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벤트를 접한 한 이용자도 “게임성과 너무 동떨어진 마케팅”이라며 “아오이 소라의 은밀한 고백이 도대체 게임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그동안 게임에 대해 폭력성과 사행성의 문제가 언급돼 왔다면 이제 선정성이라는 혹까지 붙이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이벤트가 단발로 그치리란 법은 없다. 이번 사례로 마케팅 효과가 입증되면 타 업체에서 시도할 법도 하다.

지난해 AV배우가 게임 모델로 나선다고 하자 금세 이슈화가 됐다. 그때의 경험이 완충작용을 한 탓인지 업계는 이제 놀랍지도 않다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AV배우와 온라인게임의 상관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된다. 심리적 저항선이 알게 모르게 무너지는 것. 업계도 곰곰이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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