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SKT, 2010년 실적 ‘예고된 부진’…무선 매출 증가 ‘긍정적’
- 매출액 대비 마케팅 비용률 ‘감소’…스마트폰 가입자 효과 올해 반영될 듯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이 예상대로 부진한 2010년 성적표를 받았다. 정부의 요금 인하 압력의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가입비 및 통화료 인하, 초당과금제 도입 등으로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1인당 평균매출액(ARPU)의 감소는 지속됐다. 스마트폰 가입자 상승에 따른 ARPU 개선 효과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반영이 예상된다.
음성 관련 수익이 줄어드는 추세는 시장 환경상 계속될 전망이어서 무선 매출액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무선 인터넷 매출이 작년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선 것은 긍정적이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대비 올라갔다. 마케팅 비용은 2009년에 비해 많이 사용했지만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졌다.
25일 SK텔레콤은 2010년 매출액 12조4600억원, 영업이익 2조35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09년 18.0%에서 2010년 16.3%로 1.7%포인트 떨어졌다.
SK텔레콤의 실적 악화는 정부와 시장의 지속적인 요금 인하 압박에 따른 것이다. SK텔레콤은 2009년 11월30일부터 5만5000원이었던 가입비를 4만원으로 내렸다. 작년 3월부터는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음성통화 과금단위를 10초에서 1초로 바꿨다.
이에 따라 작년 가입비 매출액은 3260억원으로 2009년 4040억에 비해 19%나 감소했다. 통화료는 작년 2조7450억원으로 2009년 3조2590억원에 비해 16%가 줄어들었다. 무선인터넷 매출은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해 3조100억원을 달성했지만 손실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매출액 감소는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졌다.
매출액 대비 마케팅 비용률은 2009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2010년 SK텔레콤의 전체 매출액 대비 마케팅 비용률은 26.7%로 2009년에 비해 0.2%포인트 축소됐다. 전체 비용은 3조3270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용 자체로는 2009년 3조2550억원에 비해 720억원 가량이 늘었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률이 상승 추세 였던 것을 감안하면 작년 스마트폰 돌풍에서도 마케팅을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마케팅비용 가이드라인이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
작년 투자규모는 1조8450억원으로 전년대비 4% 증가했다. 데이터 무제한 등에 따른 네트워크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작년 수도권에 3G 네트워크 대역을 4FA에서 6FA로 확대했다.
작년 순이익은 1조4110억원으로 2009년 1조2880억원에 비해 10% 상승했다. SK C&C 지분과 차이나유니콤 지분 매각 등 1회성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SK텔레콤의 2010년 12월말 기준 전체 누적 가입자 수는 2570만5000명으로 전년대비 6% 확대됐다. ARPU는 4만1374원으로 전년대비 3% 떨어졌다. 무선인터넷 ARPU는 9996원으로 전년대비 7% 올라갔지만 가입비와 기본료 및 통화료가 각각 1083원과 2만4063원으로 집계돼 전년대비 각각 24%와 8% 떨어진 것이 컸다. 스마트폰 가입자의 ARPU는 일반폰 가입자에 비해 높지만 아직 전체 가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올해부터 ARPU 개선 효과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텔레콤의 작년 성적이 요금 인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KT와 LG유플러스도 유사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는 가입비 인하 폭이 SK텔레콤에 비해 낮고 초당요금제 시행 시기도 늦어 SK텔레콤보다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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