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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에어보다 0.01kg 가볍다…삼성전자 첫 플래그십 노트북 ‘9시리즈’

한주엽 기자

- [돋보기] 삼성전자 9시리즈 노트북 NT900X3A-A51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플래그십(flagship)은 함대의 군함 가운데 사령관이 타고 있는 기함을 의미한다.


카메라 업계에선 캐논의 1D, 니콘 D3 시리즈와 같은 최고사양 제품을 지칭해 ‘플래그십 카메라’라고 말한다. 플래그십 제품은 기술력을 상징하며 해당 제품을 만든 업체의 자존심으로 여겨진다. 기술이 집약되는 만큼 값 또한 비싸다.

노트북 업계에도 플래그십 제품이 있다. 1위 업체인 HP는 일반 소비자용 노트북 가운데 ‘엔비’ 시리즈를 최상위 플래그십 제품으로 꼽는다.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도 플래그십 노트북이 있다. 맥북 프로가 주인공이다.

삼성전자도 제대로 된 플래그십 노트북을 내놨다. 9시리즈다. 이 제품, 보통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삼성전자 노트북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000만대 이상의 PC를 판매했다. 올해부터는 판매량 확대와 함께 질적으로도 성장한다는 목표다. 이러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제품이 바로 9시리즈다. 우선 가격부터 말하자면 출고가 기준 249만원. 현금 구매하면 10%까지 할인이 이뤄지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닌 듯 하다.

애플의 플래그십 노트북은 맥북 프로지만 삼성전자의 9시리즈는 맥북 에어와 비교된다. 얇고 가볍기 때문이다. 13인치형의 맥북 에어와, 같은 화면 크기를 가진 삼성전자 9시리즈를 비교해보면 이렇다. 맥북 에어 13인치형의 무게는 1.32kg이다. 9시리즈는 1.31kg이다. 삼성전자는 맥북 에어보다 무게를 0.01kg이라도 가볍게 하기 위해 노력한 것일까? 어찌됐건 삼성전자의 9시리즈는 맥북 에어보다는 가볍다.

두께는 단정 짓기 힘들다. 맥북 에어의 가장 얇은 부위 두께는 3mm다. 삼성전자는 15.9mm로 맥북 에어보다 두껍다. 그러나 가장 두꺼운 부위의 두께는 삼성전자 9시리즈가 16.3mm로 17mm의 맥북 에어보다 얇다. 삼성전자는 무승부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사실 맥북 에어가 더 얇아 보인다. 운영체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맥북과의 비교는 무게와 두께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비교는 여기까지.


삼성전자가 강조하는 것은 소재다.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름조차 생소한 듀랄루민을 적용했다. 듀랄루민은 알루미늄에 구리와 마그네슘 등을 첨가한 합금이다. 알루미늄보다 3분의 1 가량 가볍고 강도는 7배 이상 강하다고 한다. 비행기를 만들 때 소재로 사용된다고. 어쩌면 9시리즈의 비싼 가격은 이 같은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노트북에 듀랄루민을 적용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기도 하다. 이음새 없는 디자인은 매력 만점.

배터리 지속 시간도 꽤 길다. 이 제품에는 6셀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탑재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배터리마크로 벤치마크 테스트를 돌려본 결과 7.7시간이라는 수치가 나왔다. 디빅스 영화를 재생하면 최대 4.7시간 동안 배터리가 지속된다.

주변 광량에 따라 밝기 조절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키보드 백라이트도 주목할 만하다. 백라이트가 들어온 상태에서도 배터리는 7시간 이상 지속 가능하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하고 있다. 백라이트 키보드는 HP 등 주요 노트북 제조업체가 플래그십 제품에 채택하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어두운 곳에서 키 위치를 찾기 위해 노트북 상판을 접을 필요가 없다. 키와 키 사이의 거리가 19.5mm로 풀 사이즈이기 때문에 빠르게 글자를 써넣을 수 있다.

LCD 역시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9시리즈에 탑재된 LCD의 밝기는 400니트. 일반적인 노트북이 180 혹은 220니트의 밝기를 지원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높은 사양이다.

SSD를 달아 부팅 속도를 높인 것도 특징. 15초 안에 윈도 부팅이 가능하다. 절전 모드에서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3초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전용 SSD 컨트롤 칩을 개발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 윈도 부팅 시 드라이버를 구동시키는 시간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메인 프로세서는 인텔 코어 i5(1.40GHz, 3MB)가 기본으로 탑재된다. i7도 탑재할 수 있다고 한다. 외장 그래픽은 없다.

이 밖에 128GB의 SSD, 4GB DDR3 메모리, 블루투스 3.0, USB 3.0, 마이크로HDMI 슬롯, 기가비트 랜 포트 등을 탑재하고 있다. 덩치를 줄인 전원 어댑터는 가방 무게를 줄여줄 듯 하다. 뜯으면 버리겠지만 프리미엄급 제품에 걸맞은 박스와 전용 쇼핑백을 보면 삼성전자가 이 제품에 기울인 노력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조만간 한국 시장에 출시된다. 미국과 유럽, CIS, 동남아, 중남미 지역에서도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제대로 된 첫 플래그십 노트북이 어느 정도 판매 성과를 낼 지 관심이 간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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