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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이 두렵냐고?… 삼성전자 “스마트TV 주도권은 확고” 자신감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로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 기업이 됐습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합니다. 삼성전자 TV 사업부의 새 목표는 스마트TV 시장을 주도하는 것입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0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앞으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스마트TV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5년 연속 전 세계 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생산·판매하는 완제품 가운데 TV는 그야말로 대표 품목이다. 혹자는 TV 제품이 삼성전자 완제품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스마트폰 쇼크, 되풀이 않겠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의지는 한편으론‘아이폰 쇼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잠재적으로 위기라는 분위기가 있지만 삼성전자는 자신이 있다. 지난해 구글·인텔·소니가 힘을 모아 구글TV를 개발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윤부근 사장은 “나중에 누가 일등을 할 지 두고 보라”는 식으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구글·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를 불리고 있지만 TV는 삼성전자가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개인용 제품인 스마트폰과 온 가족이 모여서 보는 TV는 활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역별로 특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는 각 지역별 주요 업체들과 협력해 특화된 서비스·콘텐츠·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하게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글·애플과의 차이점이자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한국·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애플리케이션 콘테스트를 열어 삼성 만의 개발자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가 하면 어도비·블록버스터·부두·넷플릭스 등 다양한 업체와 제휴 관계도 맺었다. 이 결과 전 세계 170여개 국가에서 영화 VOD, 사진 감성, 음악 청취, 뉴스, SNS 등 다양한 특화 콘텐츠 400여종을 확보했다. 이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가 지나면 100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삼성 스마트TV 앱스는 지난해 3월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9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데 이어 현재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판매하는 평판TV 가운데 4분의 1을 스마트TV로


자체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이 ‘가볍게’ 설계되어 있는 것도 차별점이다. TV는 한 번 구입하면 10년을 쓰는 물건이기 때문에 플랫폼도 그에 맞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개발팀장)는 “TV는 한 번 구입하면 7년 이상 쓰는 만큼 지금 구입한 스마트TV를 7년 뒤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쓸 수 있도록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을 가볍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스마트TV를 포함한 커넥티드TV(인터넷을 통해 MPEG-4를 디코딩할 수 있는 TV) 시장은 2009년 1517만대에서 오는 2014년 1억2270만여대로 대폭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에선 스마트TV의 원년이 될 올해는 작년 대비 2000만 여대가 늘어난 6438만여대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200만대의 스마트TV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체 평판TV 판매 목표량 4800만대 가운데 4분의 1을 스마트TV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윤부근 사장은 “LED, 3D TV는 곧 삼성이라는 공식에 이어 ‘스마트TV=삼성’이라는 공식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단순히 보기만 했던 TV에서 적극적으로 함께 즐기는 TV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삼성전자, 소니, LG전자 등 글로벌 TV 업체들은 과거 TV 화질이나 외관 디자인 등의 하드웨어 중심의 경쟁에서 인터넷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경쟁체재로 본격 돌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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