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만만찮은 한국 PC시장... 레노버의 성장 전략은?

한주엽 기자

- 박치만 한국레노버 대표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분주(汾酒)의 품질에 이과두주(二鍋頭酒)의 가격으로 팔았던 것이 주효했다.”

레노버 창업자인 류촨즈 회장은 89년 레노버그룹 창립대회 연설에서 해외 PC 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던 비결을 이 같이 전했다.

분주는 중국 산시성에서 생산되는 증류수. 중국 8대 명품 술로 꼽힌다. 반면 이과두주는 중국에서 가장 서민적인 술. 류촨즈 회장은 고품질에 중저가 PC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12년이 지난 현재 박치만 한국레노버 대표도 류촨즈 회장이 당시 구사했던 전략을 한국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고품질·중저가 제품인 아이디어패드 시리즈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것. 한국레노버는 기업용인 씽크패드와 소비자용 아이디어패드 시리즈를 한국에 공급하고 있다. 아이디어패드는 지난 2009년 하반기 국내 첫 론칭 이후 꾸준한 인지도 개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박치만 대표는 “씽크패드는 이미 많은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고, 인지도 역시 높다”며 “반면, 아이디어패드는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디어패드는 공격형(점유율 상승), 씽크패드에는 수비형(수익성 고수)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 경영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집무실 한켠에 자리 잡은 커다란 화이트보드에는 ‘오바마 입소문의 힘’, ‘파스타 소스 프레고의 성공’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박 사장은 파스타 소스 프레고는 소비자가 직접 맛을 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체험 마케팅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대선에서 매케인이 “와서 보라”는 전략을 실시한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나의 정보를 퍼날라 달라”라는 모토로 선거 운동을 실시해 입소문이 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체험형 마케팅과 인터넷 입소문을 잘 병합하면 소비자용 제품군인 아이디어패드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성장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디어패드를 체험할 수 있는 대형 버스를 전국 각지에 운영하는 한편 인터넷 입소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간 부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경영을 이끌어왔고, 현재는 탄탄한 재무 수준으로 되돌아왔다”며 “앞으로는 성장할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한국레노버는 지난해 대형 유통 총판 여러곳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


회사는 이들 총판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를 주 단위로 파악해 적정 수준을 넘으면 프로모션 활동으로 재고 소진에 도움을 주고, 적정 수준 이하라면 본사 공장으로 연락해 물건을 채워주는 공급망관리 프로세스를 적용했다. 한국레노버는 국내에 창고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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