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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시대 이끄는 선도 IT기업, 그 가혹한 성공의 조건

박기록 기자

[창간6주년 기획-5부] MSC시대를 이끄는 리딩 기업들

- 프롤로그 -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국내 광고업계에선 대표적인 명작으로 손꼽히는 카피다. 20여년이 훨씬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이 카피의 위력은 대단했다. 오죽하면 '경쟁 회사가 이 카피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소송을 걸었다'고 소문이 날 정도.

통계치로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들은 이 카피를 여러 각도에서 패러디했고, 실제로도 수많은‘선택’의 순간에 이 카피를 떠올렸을 것이다. 신중한 선택의 결과는 실패보다는 성공의 확률을 높인다. 광고 카피에 불과했지만 이는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행동 양식 또는 규범’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여년간 우리 나라 IT산업도 끊임없이‘선택의 순간’을 맞이했다. 선택의 순간엔 괴롭고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우리 경제와 일상에 매우 긍정적인 과실을 안겼다.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IT기업들은 초고속인터넷, 휴대폰, 반도체, 디지털가전 등 다양한 IT분야에서 주목할만한‘월드 베스트’제품을 쏟아냈다.

그러나 시대는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또 다시 진화를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관련, 현재 전세계 IT산업을 리드하고 있는 이 진화의 키워드는 바로 모바일(Mobile), 소셜(Social), 클라우드(Cloud)이다.

주지하다시피 모바일의 발전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Mobility) 혁명은 개인의 삶의 행태, 기업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통째로 바꾸고 있다.

또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쏟아지는 정보는 기존보다 훨씬 넓은 의미를 가진‘소통’의 도구로 자리잡았다.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은 향후 개인의 IT수요는 물론 기업들의 IT운영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게 된다는 점에서 이미 글로벌 IT시장을 격정적으로 움직이는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세가지 키워드를 앞에놓고, 우리 나라 IT산업은 자신감있게 IT시장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그 진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어리둥절해하고 쩔쩔매는 모습이다. 이 답답한 상황을 타개해줄 누군가의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다.

MSC시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MSC는 모바일(Mobile). S(Social), 클라우드(Cloud) 등 IT산업의 핵심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세가지 테마의 앞글자를 결합한 신조어.

사실상 거의 모든 IT업체가 직간접적으로 MSC란 화두와 연결돼 있다. 기업들은 MSC 시대에 적합한 제품및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구상하고, 시장 경쟁을 준비해야 한다.

MSC가 화두가 되는 기업들은 삼성전자, KT, SK텔레콤 등 대형IT기업들뿐만 아니라 중소 소프트웨어(SW)업체들 모두가 해당된다. 사실 예외가 없다.

그러나 우리 IT기업들이 MSC시대에 발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지체 현상' 때문이다.

대부분의 IT기업들은 여기저기서 MSC에 대한 얘기가 들리지면 정작 스스로는 아직 MSC에 대한 자신감있는 비전을 정립하지 못한 상태다. 실제로도 MSC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뜬구름' 잡는 얘기도 많은 것이 사실이긴 하다.

현실적으로, IT기업이 MSC사업을 위해 필요한 전문 인력을 구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모바일, 클라우드, 소셜과 관련한 고급인력은 이미 자본력을 튼튼하게 갖춘 대기업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외국계 IT업체의 컨설턴트(비즈니스 전략)는 “우리 IT산업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시대가 변했다는 냉엄한 현실 인식”이라고 지적한다. “우리 기업들이 현재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업체들을 있는 그대로 실체로써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자연스럽게 시장논리에 따라 MSC 시대에 맞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이 정립되고, 이후 우리 IT산업 전체가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 "MSC시장을 선점하자" 경쟁의 총성은 울리고

MSC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주요 IT업체들의 경쟁은 점차 가열되고 있다. 통신사업자, 단말기제조사, IT서비스및 소프트웨어, 포털, 게임, 보안 등 각 분야별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대형 IT서비스업체인 LG CNS의 경우, 올해 1분기에 약 600명의 직원을 새롭게 채용했다. 채용규모로만 본다면 예전의 2배가 훨씬 넘는다. 회사측은 새롭게 충원된 인력 대부분을 모바일을 비롯해 임베이드 소프트웨어(SW)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다. 물론 이같은 공격적인 인력충원때문에 올해 1분기 실적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LG CNS 관계자는 "회사차원에서는 당장의 실적에 급급하기보다는 미래형 신사업을 선점하기위한 투자가 훨씬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고 보고 있고, 올 하반기부터 관련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통신비 인하' 논란으로 속을 끓이고 있는 국내 통신업계도 한편으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새로운 수익창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KT는 지난 30일, 일본 소프트뱅크와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을 위해 합작사를 설립하고 3만평 규모의 전용 데이터센터를 김해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IT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지진 등 자연재해가 빈번한 일본의 경우,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우리 나라의 스무배가 넘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올해만 5800억엔(7.5조)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KT에게 이번 합작사 설립은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분야에서 애플과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삼성전자는 단순히 모바일 기기가 아닌 모바일을 키워드로 하는 사회문화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및 서비스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오피스'를 예로 들면, 삼성전자는 ▲모바일 디바이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무선 인프라 ▲모바일 미들웨어 ▲컨설팅 및 서비스 등 5개 영역으로 구분해 제품 전략을 폭넓게 정비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2’를 비롯해 갤럭시탭 등 다양한 단말기에 모바일 오피스의 최적화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생명의 영업업무자동화(SFA), 삼성화재의 현장업무자동화(FFA) 사례는 이미 국내에선 가장 혁신적인 모바일 오피스 구현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SK텔레콤은 ▲T비즈포인트 ▲스마트(Smart) CEO ▲스마트 오피스 ▲스마트 세일즈 등 저렴한 비용으로 모바일 오피스 및 클라우드 기반 유무선 통합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경영혁신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는 분명히 과거 통신업체 고유의 역할에서 크게 진화된 롤 모델이다. 과거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맡았던 영역에 어느새 SK텔레콤이 진입한 것이다. '스마트 CEO'서비스의 경우, 태블릿PC 기반 모바일 경영솔루션인데 회사의 자금 현황과 흐름, 변동내역, 입출금 내역 등 전사적 자원관리(ERP) 관련 업무와 자금 결재와 승인을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다.

한편 IBM, HP, 오라클, MS, 시스코, EMC 등 국내 시장에서 견고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해놓은 글로벌 IT업체들도 MSC에 포커스를 맞춘 전략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최근 1~2년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MSC시대에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정보(데이터)의 처리 방안, 서버및 네트워크 시스템, 데이터센터 구현 등 IT자원의 최적화된 배분 전략, 신뢰할 수 있는 보안시스템, 유연한 IT가격정책에 이르기까지 과거에 비해 혁신적인 방안이 국내 기업들에게 제시되고 있다.

◆MSC를 선도하는 리더 기업의 조건은?

<디지털데일리>는 올해로 창간 6주년을 맞이해 삼성전자, SK텔레콤, KT, 삼성SDS, LG CNS , SK C&C 등 국내 주요 IT기업들을 대상으로 'MSC를 선도하는 리더 기업'시리즈를 약 2개월간 연재할 계획이다.

IT기업들이 MSC시대에서 뒤쳐지지 않기위해서는 혁신적인 자기 노력, 시장의 트랜드를 정확하게 읽는 눈, 미래를 예측하는 비전과 담대한 실행력 등이 골고루 필요하다.

물론 모든 기업이 이러한 조건들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철석같이 믿어왔던 성공의 법칙이 미래에는 오히려 앞길을 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성공의 조건'은 시대를 떠나 당사자에게는 항상 가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남보다 한 발 앞서 MSC시대에 대응하고 있는 주요 IT기업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을 통해 IT기업들이 혁신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혁신의 동기가 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박기록 기자>rock@ddialy.co.kr

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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