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칼럼

[취재수첩] 한국이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가 되려면

백지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5월 30일, KT가 일본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국내에 일본 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국내 데이터센터들의 글로벌 허브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일본 동북지방의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파괴로 인한 방사능 누출에 따른 전력사용 제한 등 IT기반의 산업 환경이 위협을 받게 됨에 따라 일본기업들이 지진피해가 적고 안정적 전력 사용이 가능한 우리나라로 전산시스템을 옮겨오는데 따른 것이다.

소프트뱅크와 KT는 합작사 설립을 통해 김해시 구산동에 위치한 KT연수원에 오는 10월까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분명 우리나라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는 충분한 장점이 있다. 다른나라에 비해 안정적인 네트워크 인프라와 지반, 고품질 전력 등이 그것이다.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최근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많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아태지역 데이터센터 글로벌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싱가포르의 경우, 동남아시아 지역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파크’를 조성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세제지원 및 50% 이상의 정부 지원금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에 냉각 비용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냉각 비용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있어서는 훨씬 유리한 측면이 많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어찌됐든 이번 KT의 일본기업 데이터센터 유치에 따라 국내 IT업계가 거는 기대는 상당해 보인다. 특히 KT는 서비스 지역을 일본 뿐만 아니라 아시아 및 유럽으로 확대한다고 밝힌 만큼, 향후 성과에 따라 국내 IT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IT서비스업체와 중소 IDC 업체의 경우도 이번 KT의 일본기업 유치에 따라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그러나 이같은 국내 데이터센터들이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 운영에서 가장 큰 비용부담으로 차지하고 있는 전력의 경우, 몇년 전 지식서비스용 전력으로 분류돼 조금 낮아지긴 했으나 이를 산업용 전력 수준으로까지의 낮추는 방안과 함께 산업 발전을 고려한 인상 수준 검토가 필요하다.

물론 정부에 무조건적인 혜택만을 바래서는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 국내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운영에 대한 능력이 검증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KT조차도 최근 데이터센터 정전으로 인해 일부 고객에 대한 멀티미디어메시지(MMS) 전송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해외 데이터센터 시장을 뚫기 위해선 운영에 대한 신뢰성 검증이 우선이다.

해외에서의 국내 데이터센터에 대한 러브콜이 안정적인 운영에 무엇보다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사실을 데이터센터 업계는 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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