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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10년 내에 엑사스케일 컴퓨팅 시대 도래”…핵심은 MIC

백지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인텔이 엑사플롭스급 성능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을 공개했다. 엑사플롭스(Exaflops)는 1초에 100경 번의 연산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현재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배 높은 수준이다. 이를 위해 인텔이 제시한 것은 바로 다중내장코어(MIC) 아키텍처<사진>

 

인텔은 20일(미국 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슈퍼컴퓨팅컨퍼런스(ISC 2011)에서 오는 2020년 경에는 엑사플롭스급의 성능을 구현하는 시스템을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 데이터센터 그룹을 총괄하는 커크 스카우젠 부사장은 이날 ISC 2011 행사에서 “엑사급 성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업계 및 정부의 협력뿐 아니라 인텔 MIC(Many Integrated Core Architecture)가 개척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터넷 상의 정보를 관리하고 기후변화 대책을 마련하며 석유 및 가스와 같은 천연자원 탐사 비용을 절감하는 등 현재 직면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처리하는 데에는 엄청난 양의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고 이는 고성능 슈퍼컴퓨터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약 2년 주기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2배씩 높여 기능 및 성능은 향상시키고 비용은 절감한다는 무어의 법칙과 함께 사용이 간편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모델과 고도의 시스템 확장력은 현재의 페타급 컴퓨팅을 엑사급 컴퓨팅 시대로 이끄는데 핵심적인 요소”라며 “그러나 이러한 성능 향상은 엄청난 전력 소모량 증가를 동반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에 오른 중국의 티엔허-1A의 경우, 엑사급 성능을 발휘하려면 1.6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며, 이는 200만 가정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텔이 제기한 것이 ‘MIC’다. MIC는 PCI슬롯에 꽂히는 일종의 보조 연산처리장치(CPU)라고 할 수 있다.

 

MIC 아키텍처는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비롯한 기존 제품 라인에 추가됐으며, 인텔이 엑사급 컴퓨팅 시대를 선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드명 ‘나이트 코너(Knight Corner)’로 불리는 최초의 인텔 MIC 제품은 3D 트라이게이트 트랜지스터가 사용된 22나노공정에서 생산될 계획이다. 상용 제품은 최소 50코어 이상이 탑재되며, 2012년 이후에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코드명 ‘나이트 페리(Knight Ferry)’로 불리는 MIC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이 일부 개발 협력업체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이번 ISC 2011에서 인텔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독일 국가핵융합연구소, 독일 라이프니츠 슈퍼컴퓨팅 센터, 유럽공동원자핵연구소(CERN) 등의 협력업체들이 ‘나이트 페리’ 플랫폼 작업의 초기 결과물을 선보였다.

 

이번 데모를 통해 MIC 아키텍처의 성능 및 사용이 용이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능력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라이프니츠 슈퍼컴퓨팅 센터의 아른트 보드 교수는 “인텔 MIC 프로그래밍 모델이 가지는 우수성 덕분에 인텔 제온 프로세서 실행시켰던 애플리케이션들을 나이트 페리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으로 단시간 안에 확장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작업은 원래 인텔 제온 프로세서용으로 개발 및 최적화됐지만 프로그래밍 모델의 유사성 덕분에 몇 시간 만에 MIC에 맞게 코드를 최적화시킬 수 있었고 650기가플롭 이상의 성능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SGI과 델, HP, IBM, 콜팩스, 슈퍼마이크로의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플랫폼도 선보였는데, 이들은 모두 ‘나이트 코너’를 기반으로 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인텔과 협력 중이다.

 

스카우젠 부사장은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은 급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1980년대 슈퍼컴퓨터들이 기가플롭(초당 10억 번의 부동소수 연산) 성능을 제공한 반면, 오늘날 가장 강력한 제품들은 이보다 몇 백만 배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슈퍼컴퓨팅에 사용되는 프로세서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으며, 2013년경에는 전 세계 상위100대 슈퍼컴퓨터에 100만 개의 프로세서가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후 2015년에는 이 수치가 2배로 증가해 2020년 경이면 800만 개의 프로세서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5년에는 상위 50대 시스템 중 성능 면에서 1위를 차지할 시스템의 성능은 무려 100페타플롭스를 달성하게 되고, 2018년에 엑사플롭스의 벽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20년대에 이르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시스템의 속도가 4엑사플롭스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힌편 인텔은 이번에 발표된 37번째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 중 77%에 달하는 387대의 시스템에 인텔 프로세서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새로 등록된 슈퍼컴 중 인텔 기반 시스템의 비중은 88%에 이르렀으며, 절반 이상이 32나노 인텔 제온 5600 시리즈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x86 서버 아키텍처를 위한 제온 프로세서의 경우, 상위 500대 명단 시스템 전체의 35%에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작년보다 세 배 많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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