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용섭 방통위원 “블랙리스트 제도, 휴대폰 유통구조 개선할수 있어”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휴대폰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간의 유착고리를 끊어야 됩니다.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면 유통시장의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용섭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27일 기자와 만나 통신요금 인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제4이동통신사 등 통신시장 전반의 주요 이슈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신 위원은 5인의 방통위원 중에서 유일하게 방통위 실국장을 지낸 인물로, 통신분야에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먼저 신 위원은 제4이동통신사와 관련,비록 가입률이 100%를 넘어섰지만 오히려 시장이 포화되기 전인 3~4년 전보다 성공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았다.

“능력있는 사업자가 들어오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스마트폰 시대에서 오히려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3~4년전 음성 중심의 시장에서 새로운 이통사가 출범했다면 가입률이 포화되지 않았어도 기존 통신사들과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데이터 중심의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기존 이통시장의 고착화 현상을 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 위원은 휴대폰 유통시장 개선과 관련해서는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을 비롯해 제조사와 이통사간의 유착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보았다.

“단말기 매출이 잡히는 상황에서 이통사와 제조사간의 유착고리를 끊기는 힘듭니다. KT의 경우 페어한 가격을 하겠다는 것이지만 사실, 나하고 고리를 맺자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제조사와 이통사간의 유착고리를 끊고 블랙리스트제도가 도입되면 휴대폰 유통시장 구조 개선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말기가 공짜라는 인식은 보조금 때문인데 단말기 시장과 서비스 시장을 구분하면 유통시장의 문제점들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봅니다.”

늦어지는 KT와 LG유플러스의 통신요금 인하와 관련해서는 고민을 드러냈다. 요금인하를 유도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 신 위원의 고민이다.

“KT나 LG유플러스의 요금인하를 유도할 만한 방안이 없어 보입니다. 정부가 무조건 일괄적으로 기본료 1000원을 내리라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국민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후발사업자들의 동참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9월부터 SK텔레콤이 요금인하를 시작하면 여론의 부담 때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요금을 인하하도록 설득할 계획입니다.”

이어 신 위원은 후발 사업자들이 보다 공격적으로 경쟁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최근 LG유플러스의 LTE 올인 전략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줬다. 2.1GHz 주파수를 사실상 LG유플러스에게 준 것도 4G 경쟁 활성화 차원이라는 게 신 위원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 등 후발사는 시장고착화를 깨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LTE 투자의 경우 LG유플러스가 적극적으로 나서다 보니, SK텔레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이 2.1GHz 주파수를 확보할 경우 4G 보다는 3G에 우선적으로 투자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더 시장에서 치고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데이터 트래픽 폭증과 관련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폐지 여부는 사업자 스스로가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하도록 방통위가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무제한 요금제는 사업자 스스로가 결정을 해야 합니다. SKT는 괜찮다고 하고, 나머지는 어렵다고 하는데, 정부가 나서서 무제한 요금제 폐지를 유도할 수는 없습니다. 사업자 스스로가 해결책을 마련한다면 정부가 지원할 용의는 있습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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