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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사실상 탈락…재난망사업, 결국 테트라?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2003년 2월 대구지하철참사 이후 추진된 재난안전통신망 표준기술로 사실상 테트라(TETRA)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20일 '재난안전통신망 기술검증 공개토론회'를 열고 테트라, 아이덴(IDEN), 와이브로, 혼합방식(테트라+와이브로) 등 통신기술방식에 대한 검증결과를 발표했다.

정보화진흥원의 종합검토 결과, 와이브로와 테트라가 재난통신망에 적합한 것으로 분석됐다.

테트라의 경우 이미 재난망에 적용된 기술로 전반적인 기능을 만족함은 물론, 그동안 지적됐던 경제성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와이브로 역시 전반적인 기능을 만족하며 경제성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되며 재난망 기술방식으로 채택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와이브로의 경우 700MHz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전제조건이 붙어 사실상 테트라 단일기술이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700MHz 주파수 안된다는데…행안부, 부처간 협의로 가능?=와이브로를 통해 재난망을 구축하려면 주파수가 필요하다.
정보화진흥원은 와이브로 상용망을 이용할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투자비용 등의 문제로 700MHz 대역에서 자가망 구축이 현실적인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방통위는 수차례 회의 및 공문 등을 통해 행안부에 700MHz 주파수는 재난망용으로 할당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700MHz 주파수를 통해 와이브로 재난망 구축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 정보화사회진흥원은 700MHz 주파수에 대해 "부처간 협의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 입장은 단호하다. 현실적으로 디지털전환을 앞둔 방송사에게도 할당이 어려운 마당에 재난망용으로 할당은 기술적으로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정삼 방통위 주파수정책과장은 "700MHz의 전체적인 이용계획을 감안할 때 기존 주파수를 사용하라고 행안부에 의견을 전달했다"며 "700MHz는 재난망용으로 할당할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결국은 테트라 전국망 구축하나=와이브로 주파수 이슈를 고려할 때 결국 남는 기술은 테트라 하나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수년째 답보상태를 이어온 것이 특정기술에 대한 종속문제, 과도한 사업비 문제였음을 감안할 때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정보화진흥원이 분석한 통신기술방식별 비용추이를 보면, 테트라는 9025억원으로 과거 1조3000억원에 비해 많이 줄었다. 하지만 4952억원의 아이덴의 두배에 달한다.

여기에 테트라는 과거에는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이 추진됐지만 이번에는 경찰·소방·의료·군 등 8대 321개 기관만 필수기관으로 선정했다. 지하철, 도로공사, 한전 등 1000여 공공기관은 권장기관으로 분류됐다. 이들 기관은 향후 재난망과 연동하려면 별도의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이처럼 테트라 밀어주기에 나중에 다시 경제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보화진흥원 류광택 단장은 "답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투명한 절차로 (검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류 단장은 "테트라로 결정됐다고 보기보다는 앞으로 과정을 지켜봐달라"며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진일보했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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