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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계단식 요금할인 ‘스마트 스폰서’ 손보나

윤상호 기자
- 스마트폰 가입자, 매년 요금할인 추가…KT, 매출 감소 원인 꼽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스마트폰 할인 요금제 딜레마에 빠졌다. 스마트폰 가입자 유치에 인기를 끌었던 ‘스마트스폰서’ 때문이다. 스마트스폰서는 경쟁사 할인 프로그램과 달리 가입기간이 늘어나면 할인이 커진다. 대신 KT는 가입자수가 그대로면 매년 매출이 떨어진다.

8일 KT에 따르면 연내 스마트폰 요금제를 손볼 계획이다. 특히 ‘스마트스폰서’가 대상이다. 스마트폰 가입자는 늘어나는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증가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스마트스폰서는 KT가 경쟁사에 비해 혜택으로 내세우는 주요 할인프로그램이어서 사용자 반발이 예상된다.

KT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연학 전무는 지난 7일 ‘2011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어나도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 매출 할인 등으로 ARPU가 늘지 않고 있다”라며 “매출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연내 요금 재설계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스폰서는 최대 36개월동안 매월 기본요금할인과 추가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다. 할인 금액은 매년 올라간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주로 가입하는 월 5만4000원 아이밸류 요금제의 경우 ▲1년차 월 1만8700원 ▲2년차 2만900원 ▲3년차 2만3100원를 깎아준다. 3년 이후에는 월 1만1000원을 요금제 해지 시점까지 지원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같은 할인 프로그램이 있지만 양사는 매년 정액을 제해준다.

2009년 11월 ‘아이폰3GS’를 약정 구입했던 사람들은 이제 3년차에 접어들게 돼 첫 해보다 평균 매월 3000원 이상 할인 혜택을 더 볼 수 있다. 요금만 놓고 보면 ‘아이폰4S’로 이동하는 것보다 아이폰3GS를 쓰며 기존 약정을 유지하는 것이 이롭다.

KT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가입자가 오래 남아있을수록 손해다. 가입 첫 해에는 일반폰보다 ARPU가 올라가지만 스마트스폰서 탓에 매년 ARPU는 자동으로 떨어진다. 1~2년마다 사용자가 단말기를 교체하던 일반폰 시대에는 괜찮았지만 2년 약정이 자리를 잡은 지금 시점에서는 불리하다. 가입자 증가세로 상쇄하기에도 부담이 있다.

실제 KT는 스마트폰 본격 도입 후 1년이 지난 작년 3분기부터 ARPU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0년 2분기 3만1885원으로 고점을 찍은 직후 올 3분기 2만906원까지 내려갔다.

한편 KT는 LTE 요금제의 경우 스마트스폰서 대신 정액 할인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스폰서의 계단식 할인 축소 또는 정액 전환은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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