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한 SK텔레콤…성장·혁신‘두마리 토끼 잡는다’
- 신성장동력 확보·ICT 융복합 기업으로 재탄생, 기회…인수자금, 문제없어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사실상 마무리졌다.
14일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채권단이 보유한 일부 지분(구주) 6.4%(4425만주)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과 하이닉스가 제3자 배정방식으로 발행할 신주 14.7%(1억185만주)를 인수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지분인수 규모는 하이닉스 총 발행주식(신주 포함)의 약 21.1%에 해당하는 1억4610만주다. 인수 대금은 3조4267억원이다. 1주당 인수 가격은 구주 2만4500원(총 1조841억원), 신주 2만3000원(총 2조3426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평균 약 9.1%다. SK텔레콤은 2012년 1분기까지 하이닉스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로 SK텔레콤은 신성장동력 확보와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기업으로 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SK텔레콤은 최근 3년간 연간 3%대 매출 성장에 그치는 등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다. 매년 통신비 인하 등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이미 전체 인구를 넘어섰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가입자 점유율은 50%가 넘어 더 이상 확대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 콘텐츠 사업 등을 분리해 SK플래닛이라는 자회사도 신설했다.
ICT 융복합 기업으로 변모도 속도를 낼 수 있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를 계기로 이종산업과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ICT산업에서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 또 이동통신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줘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에는 엠텍비젼과 공동 출자해 중국에 시스템 반도체 전문업체 SK엠텍을 설립했다. 하이닉스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내수시장에서의 치열한 이동통신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의 확산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반도체 사업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한 셈이다.
해외신용평가사 등이 SK텔레콤의 신용등급 하향을 시사하는 등 금융권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는 오히려 ‘윈윈’이라며 우려는 기우라는 입장이다.
경기변동이 심한 하이닉스에 대해서는 SK텔레콤의 현금창출 능력이 득이 된다. SK텔레콤이 성장 정체는 하이닉스의 성공으로 만회할 수 있다. 상호보완적이라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자체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외부 차입 등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정체가 장기화 되는 입장이다.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했다”라며 “우리는 성장성을 얻고 하이닉스는 안정성을 얻는 시너지가 기대된다”라며 SK텔레콤과 하이닉스의 결합은 양사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향후 하이닉스 운영방안은 내년 하이닉스 인수절차가 마무리 된 뒤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은 재무적인 면만 들여다 봤기 때문에 구체적인 하이닉스 발전방안이나 조직개편 등에 관해 언급하기는 이르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지켰다.
한편 이번 인수에 대해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하이닉스 인수로 SK텔레콤은 이동통신과 플랫폼 비즈니스 이외에 반도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는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간의 시너지 효과라는 차원을 넘어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기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도 있는 것”이라며 “현재 반도체 시황이 어렵지만 하이닉스의 우수한 기술력과 SK의 강한 기업문화로 합심해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국가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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