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위기의 터널, 끝이 보인다”…국산 대표 SW업체들 부활하나

심재석 기자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한 동안 암흑의 길을 걸었던 국산 소프트웨어(SW) 업체들에게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티맥스소프트,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인프라웨어 등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지난 해 자금유동성 부족,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 등으로 위기에 빠졌었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를 일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 경영이 안정되거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실적도 향상됐다.

 

티맥스소프트는 워크아웃 이전에는 높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익률로 고생했다. 이 회사는 워크아웃 이후 수익성 높은 제품에 집중해 수익률을 높였다. 무엇보다 비효율적인 시스템통합(SI) 부문 사업을 접었고, 운영체제(OS)사업은 매각했다. 일부 경쟁력있는 제품도 사업권을 타사에 넘겼다.

 

그 결과 지난 해 7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3분기에도 139억원의 매출과 8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 동안의 채불임금도 모두 지불했다. 일부 회사를 떠났던 직원들이 되돌아오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물론 강도높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수치(경영지표)가 좋아지는 경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회사 분위기는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역시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8% 성장한 12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3분기 중 최대의 실적이다. 지난 해 경영진의 횡령비리사건으로 위기를 겪었던 기억을 말끔히 지운 듯 한 모습니다.

 

지난 해 한컴은 큰 혼란를 겪었다. 견고한 실적 덕분에 코스닥 퇴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국민 벤처로 불렸던 기업 이미지에 큰 상처가 남았다. 이 후 또 다시 M&A 시장에 나오면서 8번째 주인을 찾아 헤매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한컴의 문제는 불안한 경영권이었을 뿐, 제품이나 고객이탈, 기술저하 등의 위기는 아니었다. 때문에 한컴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 경영권이 안정되면서 과거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특히 한컴 오피스뿐 아니라 씽크프리 모바일 등 새로운 성장동력까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거의 기업 해체의 위기까지 몰렸던 핸디소프트도 올해 다시 자리를 잡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핸디소프트는 올 초 경영진의 횡령으로 인해 코스닥에서 퇴출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후 주인도 찾지 못해 그대로 무너지는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선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이 끝까지 회사를 지켜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후 국내 유수의 네트워크 업체인 다산네트웍스가 핸디소프트를 인수한 이후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최근에는 핸디소프트를 위기에 빠뜨린 주범 중 하나인 온-나라 시스템의 시∙군∙구 확산사업을 수주하는 등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이 외에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로 인해 위기를 겪었던 인프라웨어 등도 안정을 찾았다. 일반 휴대폰에 모바일 브라우저를 공급하던 이 회사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실적이 급전직하했었다. 하지만 모바일 오피스 신제품을 내세워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공급하면서 다시 일어섰다. 최근에는 언어처리 기술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국산 SW 업체의 변화에 대해 한 SW 업체 대표는 “어떤 기업이든 위기가 찾아오게 마련”이라며 “스스로 위기를 넘긴 SW 기업들은 그 경험을 통해 새로운 노하우를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위기를 넘기고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려면 정부와 업계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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