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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동반성장 전략발표, 대형IT서비스 업체 “발등에 불”

이상일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삼성, 현대, LG, SK 등 대기업 그룹 SI·광고·건설·물류의 내부거래가 제한된다. 이에 따라 삼성SDS, LG CNS, SK C&C, 현대오토에버 등 IT서비스 대기업의 수익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오전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위원장-4대그룹 대표 간담회를 개최한 후 4대그룹이 상장법인을 중심으로 2분기부터 외부독립기업에 사업 기회를 개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오후부터 삼성, 현대, LG, SK 등 4개 기업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으면서 IT서비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SI부분에서 일부 보안상 불가피한 분야를 제외한 신규개발 프로젝트를 중소기업에 개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SDS 뿐만 아니라 중소 IT서비스 업체가 삼성그룹의 IT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회사의 영업기밀이나 보안에 밀접하게 연관되거나, 긴급한 사업 대응이 필요한 경우,  거래 규모나 형태에서 경영상의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 등은 예외로 하기로 했다.
 
LG그룹은 2분기부터 보안성, 시급성 및 효율성을 담보하지 않는 거래에 대해 신규계약 시 비계열 독립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경쟁입찰’을 실시한다.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제외한  전 분야가 대상이다. 또 내부거래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내부거래위원회 설치를 계획 중이다. 
 
SK그룹은 오는 2분기부터 상장 계열사들이 SI, 광고, 건설 분야에서 계열사와의 기존 계약기간 종료로 신규 거래업체를 선정할 때 경쟁입찰을 활성화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단 기업보안, 신속성, 효율성 등과 관련된 업무 범위는 제외된다.

 

하반기 이후에는 경영여건 등을 고려해 준비가 되고 적정한 규모를 갖춘 비상장 계열사로 경쟁입찰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SI는 기업의 핵심 정보를 담은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과의 연계성이 약한 시스템이 주가 될 전망이다. 콜센터, 교육 등의 신규개발 프로젝트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중소기업 및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경쟁입찰과 독립 중소기업에 대한 직발주를 활성화 한다고 밝혔다.

 

경쟁입찰 활성화 분야와 관련해서는 SI의 경우 소방, 관재시스템 등 전사적 자원관리(ERP)시스템과 연계가 미약한 프로젝트의 경쟁입찰을 추진한다. 

 

이처럼 4개 그룹이 기업 간 내부거래를 제한하고 나서자 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SI·광고·건설·물류 등 관련 계열사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특히 IT서비스업체들에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부터 공공 SI 시장의 사업 참여가 일정부분 제한되면서 수익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철밥통’이었던 기업 내부거래 물량마저 외부 IT서비스업체들과 나눠먹기가 불가피해졌다.

 

물론 이번 4대그룹의 상생전략 발표에 허점도 많다는 것이 일부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우선 4대 그룹 모두가 회사의 영업기밀이나 보안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경우 사업 참여를 제한키로 한 부분이 주목된다.

 

사업을 외부에 개방키로 한 SI·광고·건설·물류 중 SI와 물류는 해당 기업은 물론 전체 그룹사에서도 정보에 대한 대외공개를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기업보안’이라는 안전장치를 전면에 내걸으며 4대 그룹은 모두 SI와 물류 등 기업의 핵심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발주를 진행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4대그룹의 핵심 사업이 아닌 부분에 대한 시장진입이 가능해졌다는 자체만으로 IT서비스 시장에 불어닥칠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대기업 IT프로젝트 시장 참여가 가능해지면서 중소 IT서비스업체들의 기술 습득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전체적인 IT업계의 수준 향상이 가능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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