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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스티브 발머 CEO, 팬택 태블릿에 박수 보낸 사연은?

윤상호 기자

- AT&T, 팬택 삼성전자 MS HTC 노키아 등과 같은 대우…북미 LTE 공략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지난 9일(현지시각) ‘AT&T 개발자 서밋(AT&T Developer Summit)’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팜스 카지노 리조트에서 팬택 관계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랄프 델 라 베가 AT&T 모빌리티 앤 컨슈머 마켓 최고경영자(CEO)의 발표가 했던 예정시간보다 길어지고 있어서다.

이번 행사에서 첫 선을 보이는 팬택의 첫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태블릿 ‘엘리먼트’는 ‘방수’가 특징인 제품. 발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조 속에 들어가 20분이나 지난 상황이었다. 설계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담당자들이 새파랗게 질렸다.

“전무님 어쩌죠? 만약에 작동이 안되면 시연은 하지말고 자연스럽게 넘어가세요”라는 말에 발표자로 나설 팬택 해외마케팅본부장 임성재 전무는 “괜찮다. 우리 제품 성능을 믿자”라며 직원들을 다독였다.

연단에 선 임 전무. 초조한 마음으로 40여분 만에 꺼낸 엘리먼트는 정상 작동했다. 500여명의 청중의 박수가 쏟아졌다. AT&T로 선보이는 첫 LTE 윈도폰 스마트폰을 소개하기 위해 대기 중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 스티브 발머 CEO도 손가락을 치켜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AT&T에서 팬택이 20개월 연속 품질평가 1위를 받은 것은 허울이 아니었다. 팬택의 미국 LTE 시장 공략이 날개를 단 순간이다.

팬택은 올 상반기 AT&T의 LTE 전략제품 ‘히어로(Hero)’ 제품군에 태블릿 엘리먼트와 스마트폰 ‘버스트’ 2종이 선정됐다. 한국 업체는 삼성전자와 팬택이 뽑혔다.

AT&T 개발자 서밋은 AT&T가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2’에서 바람몰이를 하기 위해 개최하는 행사다. 연설자도 글로벌 기업의 CEO로 꾸린다. CES 2011 AT&T 개발자 서밋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과 HTC 피터 초우 CEO, 모토로라모빌리티 산제이 자 CEO 등이 초청됐다. 올해도 임 전무 발표 뒤 올해 역시 MS의 스티브 발머 CEO와 HTC 피터 초우 CEO, 노키아 스테판 엘롭 CEO가 연사로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홍원표 부사장은 임 전무에 앞서 ‘갤럭시 노트’를 소개했다.


팬택이 연사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표는 당초 팬택 박병엽 부회장이 직접 참석을 요청받았지만 작년 말 기업구조개선작업 종료와 올해 경영계획 수립 등 현안이 산적해 임 전무가 대신 나섰다. 그래도 발표를 해달라는 AT&T의 당부도 있었다. 팬택은 CES 2012에 전시관도 차리지 않았지만 이 한 방으로 현지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다.


엘리먼트 개발은 작년 초부터 시작했다. 팬택 각 부서에서 핵심인력만 모아 테스크포스(TF)를 꾸렸다. 태블릿 사업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말도 나왔지만 AT&T가 적극적으로 나왔다. 팬택과 AT&T의 주요 인사들이 수시로 양국을 오가며 제품 컨셉트를 의논했다. 애플과 삼성전자 제품과 차별화를 위해서다.

팬택이 초점을 맞춘 것은 3가지다. 휴대하기 가장 편한 크기에 대한 고민을 먼저 했다. 가방이 없어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크기. 여성 핸드백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 8인치가 적당했다. 여기에 무게를 최대한 줄이는 것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했다.

임 전무는 “미국 주택에는 수영장이 있고 바닷가 여행 등 물과 친숙한 그들의 생활이 떠올랐다. 또 아이들과 함께 가지고 놀다가 음료나 물이 엎질러 질 수도 있다. 방수가 답이었다”라며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팬택은 일본에서도 방수 휴대폰과 스마트폰으로 자리를 잡았다.

팬택은 올해 미국 LTE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AT&T는 미국 2대 통신사다. 1대 통신사 버라이즌과 LTE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른 통신사들도 LTE를 넘보고 있다. 버라이즌의 첫 LTE 단말기인 데이터 통신용 동글은 팬택과 LG전자가 공급했다. 버라이즌용 LTE 스마트폰도 공급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북미에서만 1470만대의 LTE 스마트폰이 팔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A는 미국 LTE 시장에서 팬택이 3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키도 했다. 작년 팬택은 전체 미국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3% AT&T에서만 1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올해는 전체 점유율 5% 이중 스마트폰만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휴대폰 시장은 연간 2억대에 조금 못 미친다.

한편 팬택은 올해부터 LTE에 집중할 계획이다. 작년 스마트폰 전문 업체 변신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LG전자를 제치고 안드로이드폰 국내 2위를 굳혔다. 이제 해외에서도 스마트폰 전문업체로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부 3세대(3G) 이동통신 제품 외에는 LTE 스마트폰을 내세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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