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게임의 연관성, 과학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 해외서 찬반의견 팽팽, 폭력에 대한 정의도 연구마다 달라
- 게임을 직접적 원인으로 단정키 어려워…여러 요인 고려해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폭력과 게임의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주장이 의료계와 학계에서 제기됐다.
15일 최태영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사진>는 게임문화재단(이사장 김종민)이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청소년과 게임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최 교수는 “학교폭력의 원인이 무엇인가 단언하기 힘들다. 미국에서도 여러 요인이 많다고만 생각하고 있다”며 폭력과 게임을 연관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와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폭력게임을 많이 하는 아이들이 폭력적이라고 보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과학적으로 아직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의료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우선 최 교수는 학교폭력과 연관 지을 수 있는 매스미디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그는 “폭력적인 드라마와 격투기 프로그램이 학교폭력과 연관성이 많다고 60년대부터 얘기는 돼왔다”며 “5년에 한번씩 리포트를 냈지만 아직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찬성 반과 반대 반으로 의견이 팽팽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2008년 기점으로 12개 연구가 진행됐다. ‘폭력물을 시청할수록 폭력성이 증가한다’를 증명해내려 했지만 증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중 한 연구는 아이들을 모아 3개월 6개월 후 상태를 관찰하는 연대기적 연구방법을 채택했다. ‘아이들을 나눠 과격한 게임과 순한 게임을 각각 시켰을 때 어느 쪽 아이들이 더 과격해지느냐’를 본 것이다. 결론은 ‘소아에 한해서는 단기적 폭력적 영향력을 있을 수 있다’였다.
이 연구에 대해 최 교수는 “미국 영국 아이들이 섞여있었고 학년도 달라 일반화하기 어렵다”며 “(예로 든 여타 연구에 대해서도) 통계적 파워가 부족하다. (인과관계를) 과학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서 발표한 송종길 경기대학교 교수는 “미디어와 폭력성의 연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있어왔으나 직접적 영향이 있다고 하나의 요인으로 결론내리기는 어렵다”며 “관련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 관련성을 구조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을 보탰다.
송 교수는 “의견이 양분돼 있어 (폭력과 게임의 인과관계를) 입증을 못하고 있다”며 “다양한 요인들이 게임과 연관돼 나타나는 부분적 현상일 수 있다. 게임으로만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균형적 시각을 당부했다.
그는 “폭력성과 게임 관련 연구의 맹점은 게임을 집중적으로 하게끔 중독상태와 유사하게 만든다는 것”이라며 “중독상태에서는 폭력성과 인과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바로 무엇을 본 후에는 즉각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송 교수는 “인과관계는 장기적이다. 행동을 할 때는 오래전부터 영향을 미치거나 쌓인 것”이라며 “폭력이라는 정의도 연구마다 다른데 이것을 일반화시키기도 어렵다. 보다 장기적인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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