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그린’ 데이터센터 기준, PUE가 전부는 아니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식경제부가 그린데이터센터 인증마크 부여를 위한 기준으로 삼고 있는 전력사용효율(PUE) 수치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3~4년 전부터 정부의 친환경(Green) 기조와 맞물려 ‘그린 데이터센터’를 표방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력을 적게 사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기 위한 그린데이터센터 인증제 추진도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데이터센터 인증제도의 기준인 전력사용효율지수(PUE) 적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그린데이터센터를 분류하는 가장 보편적인 기준은 전력효율지수(PUE)다. PUE는 지난 2010년 미국의 ‘그린 그리드(The Green Grid)’라는 IT컨소시엄에서 제정한 것으로, 현재까지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
PUE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체 전력 가운데 서버나 스토리지 등 IT장비에 사용된 전력으로 나눈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효율성이 높은 것이다.
대부분의 데이터센터에서 PUE 지수를 앞세워 자사의 ‘그린’ 전략을 홍보하고 있다.
실제 페이스북의 경우, 미국 오레곤주 프라인빌에 설립한 신규 데이터센터에 자체 개발한 고효율 전력공급 장치와 외부공기를 이용한 냉방장치 등을 설치해 PUE 1.07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도 오는 10월부터 PUE 지수를 통한 그린 데이터센터 인증제를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인증 수여를 위한 전력사용효율(PUE) 수치는 1.8로 결정됐다.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의 PUE값은 평균 2.3으로 추정된다.
지식경제부는 내년 3분기까지 국내 데이터센터에 대한 PUE 값 실증조사를 실시하고, 이 조사결과에 따라 개별 데이터센터에 인증마크를 수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데이터센터 업계에 따르면, 단지 PUE 수치만을 갖고 그린 데이터센터인지 아닌지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PUE 지수는 허점이 많다는 것.
한 업체 관계자는 “전체 전력에서 IT장비가 사용하는 나눈 값이다보니 IT 기가가 많을수록 PUE 지수는 낮을 수 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장비 수가 적은 신규 데이터센터는 PUE 지수가 높게 나타난다. PUE 지수는 매번 바뀔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바꿔 말하면 PUE 지수는 유동적이기 때문에, 인증 수여를 위한 절대적인 기준으로 사용되기에는 무리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PUE 수치를 제정한 그린그리드 컨소시엄조차 탄소 배출과 물 사용량 등에 따른 새로운 측정 기준을 개발했을 정도다.
물론 지경부도 업계의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내년부터 PUE를 포함해 신재생 에너지 설비 유무 등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기준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그린데이터센터 인증제인 만큼, 민관이 협력해 제대로된 제도로 정착돼길 바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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