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필 마이에트 대표 “15년간 게임 개발사로 살아남은 이유는...”
- 첫 게임의 실패가 지금 회사 만들어…99년부터 야근 없는 회사 목표
- 하반기 온라인게임 레이더즈·건즈2 출시…연내 해외 서비스 진행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012년 하반기, 국내에서 가장 바쁜 게임 개발사로 마이에트엔터테인먼트(www.maietgames.com 대표 조중필<사진>, 마이에트)가 첫손에 꼽힐 만하다.
마이에트는 오는 7월초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레이더즈’에 이어 가을께 액션 온라인게임 ‘건즈2’를 선보인다. 네오위즈게임즈와 넷마블이 각각 서비스를 맡는다. 게임 개발로 15년을 이어온 업체이기에 결코 만만하게 볼 게임들은 아니다. 두 게임의 시장 진입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기자가 조중필 마이에트 대표에게 부침이 심한 게임산업에서 15년간 개발사로 살아남은 이유를 물었더니 “운이 따랐다”는 다소 김빠진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한술 더 떠 운이 60%이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출중한 개발력 덕에 지금까지 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실력보다는 옳은 결정을 한 것이 여기까지 온 이유”라며 첫 개발작 ‘에이스사가’ 얘기를 꺼냈다.
PC패키지게임인 ‘에이스사가’의 출시는 2002년. 당시 시장의 흐름이 온라인으로 넘어온 상황이었다. 유통사도 온라인게임 개발을 거듭 권유했지만 조 대표는 에이스사가 개발을 밀어붙인다. 결국 에이스사가는 출시 예정일을 훌쩍 넘겨 개발 5년만에 빛을 보게 된다. 결과는 흥행 참패였다.
조 대표는 “게임이 망하고 회사가 없어질 정도의 위기가 왔었다”며 “그런데 당시 결정을 옳았다고 보는 이유는 프로덕트를 끝까지 이끌어온 경험 자체가 도움이 많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한 개발 경험으로 후속 게임 ‘건즈’를 만들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하나의 옳은 결정으로 조 대표는 1999년부터 시행한 ‘아침 10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제를 꼽았다. 야근이 당연시되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당시보다 개발자의 처우 개선이 이뤄진 지금 기준에서 봐도 업체 대표 입장에서 시행이 부담스런 제도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회사가 생활이 될 수는 없다. 바쁠 때는 어쩔 수 없이 늦게 퇴근하는 사람도 있지만 되도록 그러지 않는 쪽으로 한다”며 “시행 이후 훨씬 좋아졌다고 본다. 일은 시간으로 하는 게 아니라 효율로 하는 것”이라고 경영 철학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까지 회사에 몸담고 있는 4명의 창업멤버에게도 업력 15년의 공을 돌렸다.
조 대표는 “창업멤버를 잘 만났다. 그 친구들 의견을 많이 듣는데 그 인원들이 반대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면서 “서로 성격이 많이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보니 좋은 결정이 나온다”고 말했다.
오랜만의 신작인 ‘레이더즈’ 출시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전체 110여명 가운데 55명이 ‘레이더즈’ 개발에 매달려 있는 상황. 회사 내부에 3D 그래픽작업자(모델러)는 5명으로 대부분의 그래픽 작업을 진행 중인 외부 업체 4곳의 인력까지 감안하면 ‘레이더즈’의 덩치는 훌쩍 커진다.
조 대표는 “‘레이더즈’는 전투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할 정도로 마니아 지향의 게임”이라며 “전투 외에도 이용자가 요리 과정을 경험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등 RPG 세계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엉뚱한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레이더즈’는 국내 출시에 이어 북미와 유럽 동시 오픈도 노린다. 일단 출발은 좋다. 앞서 출품한 미국 게임쇼 팍스이스트에서 라이징스타(Rising Star)상을 수상했다. 주목할 만한 신작에 수여되는 상이다. 하반기 열릴 독일 게임스컴과 미국 팍스프라임에도 ‘레이더즈’를 출품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끝으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끄러운 게임을 만들지 말자고 직원들과 늘 얘기한다”면서 “두 개의 게임이 출시되는 만큼 올해는 무척 중요한 해다. 론칭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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