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솔루션

가상화 엔진만 3개…KTH의 좌충우돌 클라우드 경험담

심재석 기자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KTH는 국내에서 흔치 않게 세 개 이상의 가상화 기술(하이퍼바이저)을 이용해 대규모 가상화 인프라를 구현한 기업이다.

 

이 회사가 이용하는 하이퍼바이저는 시트릭스시스템스의 젠서버, 마이크로소프트의 하이퍼-V, 오라클 VM 등 세 개다.  인터넷 포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해 서비스하는 이 회사는 보유한 약 3000대의 서버 중에서 30% 정도를 가상화했으며, 지속적으로 가상화 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한 회사에서 여러 가상화 기술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은 효율적인 일이 아니다. 각 기술공급 업체의 가상화 솔루션은 각기 다른 기반으로 개발됐고, 서로 연동되지도 않는다. 결국 관리 포인트가 늘어나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H가 세 개의 하이퍼바이저를 이용하게 된 것은 특정 회사의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처음 서버가상화를 도입할 2009년 당시에는 가상화 솔루션 업체들의 기술이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업체 기술에 올인(All-In)할 경우, 위험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비용 면에서 부담이 있던 VM웨어를 제외하고, 시트릭스와 MS 하이퍼-V를 주로 도입했으며, 혹시 모를 호환성 문제를 우려해 DB서버에는 오라클 VM을 도입했다. 젠서버는 웹 등에 사용하고, 고가용성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위해서는 하이퍼-V와 MS 시스템 운영관리 솔루션 시스템센터를 조합해 활용하고 있다.

이장원 KTH 클라우드기획팀 팀장은 “우리가 가상화를 도입하려던 2009년에는 하이퍼바이저의 기술 성숙도가 낮다고 판단했다”면서 “차라리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하이퍼바이저를 다양하게 쓰면서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낫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다종의 하이퍼바이저를 이용하는 것은 여러 문제를 야기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하나의 관점에서 가상서버 전체를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현업에서 컴퓨팅 리소스를 요구할 때, 남은 가상리소스가 얼마나 되는지 한 번에 알 수가 없었다. 젠서버, 하이퍼-V, 오라클 VM을 각각 살펴봐야 했다. 세 개의 기술을 모두 운영할 수 있는 엔지니어도필요해졌기 때문에 학습비용도 상당히 들었다.

이 팀장은 “여러 종류의 가상서버를 관리할 수 있는 단일한 관리콘솔이 필요한데 이런 것이 없어서 별도로 관리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시장에는 CA테크놀로지스, 델, HP, 퀘스트소프트웨어 등이 제공하는 독립적인 관리 솔루션도 있다. 하지만, KTH의 조합인 시트릭스-MS-오라클을 모두 지원하는 솔루션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조합으로 가상화 인프라를 구성하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흔치 않을 듯 보인다.

KTH는 이에 대한 대안을 클라우드스택에서 찾고 있다. 클라우드스택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성하고 관리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의 솔루션이다. 클라우드스택2.x 버전에서는 젠서버와 KVM, VM웨어 등의 하이퍼바이저를 지원했고, 최근 선보인 3.0 버전부터 하이퍼-V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KTH는 두 번에 걸쳐 내부적인 클라우드 환경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클라우드스택2.0과 젠서버를 조합해 내부 개발자용 클라우드를 소규모로 구성했다. 그러나 이는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지만 설프서비스 포털을 구현하지는 못했다. 여전히 젠서버와 하이퍼-V를 따로 관리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클라우드 프로젝트는 클라우드스택3.0에 인증프로토콜인 엘답(LDAP)을 연동해 구성했다. 이번에는 젠서버와 하이퍼-V를 클라우드 스택에 통합했다. 이를 통해 현업에서 부서별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가상머신을 만들고, 차지백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팀장은 “상용 관리 툴들이 성숙도를 갖추기 전까지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클라우드스택으로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해 봤던 것인데, 경험이 쌓이면서 상용 툴을 살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됐다”면서 “지금은 내부적인 학습이 된 상황이라 상용 툴 없이 클라우드를 진행해 나갈 계획도 짜고 있다”고 말했다.

KTH의 최종 목표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다. 자체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현하고, 외부의 KT 유클라우드나 아마존 AWS 등과 유기적으로 연동해 유연성과 확장성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팀장은 “KTH는 포털, 모바일, 게임, 콘텐츠 유통, 시스템 통합 등 다양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 모든 요구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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