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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억 빅딜…엔씨소프트 게임업계 상징성에 타격

이대호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넥슨(일본법인)이 8000억 규모의 국내 게임시장 사상 최대 빅딜을 이끌어냈다. 국내 대표 게임기업으로 거론되는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인수한 것. 이번 투자로 넥슨이 엔씨소프트 최대 주주에 올랐다.

넥슨 최승우 대표는 “이번 투자는 엔씨소프트의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 간의 결합”이라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향후 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상징성에 타격…오너 김택진 대표 2대 주주로 밀려나=이번 투자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지분은 24.69%에서 9.9%로 줄었다. 줄어든 만큼의 지분을 넥슨에 넘긴 것이다.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수행한다. ‘블레이드&소울’의 오는 21일 론칭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번 넥슨의 지분투자로 엔씨소프트의 국내 대표 게임기업으로 상징성에 타격을 받게 됐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를 상징하는 업체로는 엔씨소프트가 첫손에 꼽혔다. 최대주주인 회사 오너가 직접 경영은 물론 개발에까지 관여하는 대형 게임사는 김택진 대표가 유일하다. 여타 기업이 전문 경영인을 두거나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할 때 엔씨소프트는 뚝심경영을 실천한 것이다.

또한 자체 개발한 타이틀로 회사의 덩치를 불려온 점도 게임업계가 엔씨소프트에 높은 점수를 매기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라는 회사와 함께 김택진 대표는 국내 게임사에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양사의 제휴로 인한 시너지는 확실히 있다고 보지만 김택진 대표가 개인지분을 내놓고 넥슨이 이를 인수한 상황이 의아스러운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넥슨 최대주주로만 만족할까…김 대표의 향후 행보는=넥슨이 여타 게임기업을 인수한 뒤 행보를 보면 최대주주에 오른 뒤에도 지분을 늘려가 인수한 기업을 자회사나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이 때문에 향후 엔씨소프트가 넥슨에 편입되는 시나리오도 자연스레 그려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태까지 넥슨의 지분투자는 최대주주에서 그치지 않았다”며 “양사의 전략적인 사업 비즈니스를 위해서 김 대표가 개인지분을 넘길 필요까지 있었나 싶다. 김 대표의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새로운 사업을 구상을 위한 목돈이 필요한 것인지, 야구단에 집중하기 위한 결단인지 혹은 경영에서 손 떼기 위한 수순인지 등 지분을 넘긴 것에 대한 관측이 분분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주식 매각 배경과 관련해 “게임, IT 산업의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엔씨소프트와 넥슨 두 회사가 힘을 합쳐야 세계 게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성장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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