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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백신, 왜 안방에선 찬밥?

이민형 기자

- 국내서 피해사례 전무…모바일 보안에 대한 사용자 의식수준도 낮아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최근 전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 악성코드가 범람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에서는 모바일 안티바이러스(AV, 백신)에 대한 수요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안랩, 이스트소프트, 하우리 등 국내보안업체를 비롯해 시만텍노턴, 아비라, 어베스트 등 외산업체들도 유료, 무료 모바일 백신을 내놓고 있으나 유료는 커녕, 무료 사용자도 그리 많지 않다. 일부 업체들의 백신 앱의 경우 다운로드 건수가 1만 건이 채 안된 경우도 허다하다.

이와관련 보안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모바일 보안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용자들의 관심선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19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PC에 백신을 설치해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바일 위협은 점점 더 커져간다는 것이 보안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2011년부터 보안업체들이 발표하는 위협트렌드 도감에서 ‘모바일 위협’은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됐다. 스마트폰 보급률의 증가로 인해 기존 PC 사용자들만 노리던 해커들이 모바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안철수연구소, 시만텍, 블루코트 등 국내외 보안업체들이 올해 보안위협 동향 보고서에 ‘모바일 악성코드 급증’이라는 것을 새롭게 추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안철수연구소 시큐리티대응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발견된 안드로이드 악성코드 128개, 하반기에 발견된 악성코드는 2251개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코드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의 원격조정을 이용해 금전적인 수익을 얻고자하는 형태가 가장 많았으며, 개인정보를 탈취하기 위한 목적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4월에는 핀란드 로비오의 ‘앵그리버드 스페이스’로 위장한 애플리케이션이 인터넷상에서 나돌아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설치파일을 분해해서 악성코드를 심고, 이를 리버싱하는 일반적인 형태였으나 유명 앱을 위조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 20일 미국에서는 은행 애플리케이션으로 위장해 사용자의 계정정보를 탈취하려는 앱도 등장한 바 있다.

이처럼 많은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있는 모바일 위협과 관련해 모바일 백신이 유독 국내에서 찬밥신세를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시장의 논리와도 일맥상통한다. 시장의 고객들이 필요하다는 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아무리 위협이 다가와도 구매나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윤광택 시만텍코리아 이사는 “모바일 백신 시장이 커지기에 국내 시장은 아직 미성숙했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과 동일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윤 이사는 사용자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의 대부분은 모바일 백신을 경험해본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국내에서는 모바일 백신 사용자들이 적은 편은 아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에는 안랩의 모바일 백신이 프리로드 돼 있을뿐더러, 인터넷뱅킹에서도 모바일 백신을 설치하도록 한다”며 “아직 시장의 한계가 여기까지인 셈이다. 향후 BYOD(Bring Your Own Device)를 도입한 기업들이 모바일 백신을 도입한다면 눈에 띄게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유료 모바일 백신 시장과 관련해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개인 사용자들이 쓸만한 양질의 무료 모바일 백신이 이미 시장에 출시돼 있고, 기업의 모바일 오피스가 초기 구축 단계인 만큼 아직까지 유료 백신 구매가 크게 활성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유료 모바일 백신은 통신, 제조사와의 제휴 혹은 고급 보안 기능을 원하는 개인 사용자나 모바일 오피스 환경에 특화된 보안 기능을 필요로 하는 기업 사용자 대상으로 추가적인 보안 기능을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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