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시스템반도체 ‘대약진’… “없어 못 팔라” 증설 투자 연이어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도약이 눈부시다.
외형 면에선 세계 5위권 이내의 업체인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르네사스의 아성을 뛰어넘었거나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앞선 미세 공정 전환과 신제품 개발 등 핵심 기술력에선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과거 비주류 사업으로 불리던 설움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 그야말로 ‘대약진’이다.
22일 증권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다루는 DS총괄 시스템LSI 사업부는 올해 13~15조원대의 매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수치대로 매출이 나와 준다면 전년 대비 30% 내외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만 1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당초 목표(10조원) 대비 10% 이상 초과 달성한 성과로, 업계에선 잠룡으로 주목돼 오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이 날개를 달았다는 긍정적 평가를 쏟아낸 바 있다.
고속 성장의 이유는 스마트폰 보급에 힘입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 매출에서 모바일 AP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6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하반기에는 주요 전략 스마트폰 출시 및 갤럭시S3 등에 탑재되는 32나노 쿼드코어 AP의 본격적인 출하량 증가로 매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처리 성능을 대폭 높인 차세대 AP ‘엑시노스5 듀얼’의 판매가 시작되면 이익률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인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은 올해 지난해 대비 50% 이상 고성장해 4조원에 가까운 연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모바일 AP를 위탁 생산, 공급하고 있는데 관련 매출이 파운드리 사업 부문에서 85%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가 최근 내놨다. 3분기부터는 28나노 파운드리 서비스를 실시, 주요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생산 여력 한계로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 생길까 우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지난 5월 “시스템반도체 공장은 100% 가동하고 있다”며 “시장 전망도 좋아 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투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대부분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2조2500억원을 투입해 2013년 말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에 시스템반도체 신규 라인(S3)을 건설한다는 발표를 했다.
21일에는 4조5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텍사스 주에 위치한 오스틴사업장의 낸드플래시 라인을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내년 말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상반기 기흥 메모리 9라인과 14라인을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내년 연말이면 국내외 총 10개 공장(S1, S2, S3, 1, 4, 5, 7, 8, 9, 14라인)에서 월 50만장(300mm 웨이퍼 투입 기준)에 이르는 시스템반도체 생산 여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향후 캐시카우로 부상할 전망”이라며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호조로 올해 전체 반도체 사업의 매출 실적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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