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저작권 함정에서 API를 지켜라… EFF 나서

심재석 기자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올초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에서는 오라클과 구글의 저작권 소송이 벌어졌었습니다. 당시 오라클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자바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라클의 이런 주장에 소프트웨어 업계는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에 불과한 API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하는 판례가 나올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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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API가 저작권의 대상이 되는지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계에서는 API 저작권을 인정하게 되면 소송 쓰나미가 밀려들 것이라는 우려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알섭 판사는 1심에서 API가 공정사용의 대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API에 저작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는 판결입니다. 이 판결에 소프트웨어 업계는 환호했습니다.

알섭 판사가 이런 판결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은 그가 API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알섭 판사는 법조계에서는 드물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운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는 프로그램 코드를 작성해 봤고, 지금도 한다고 합니다. 오라클과 구글의 소송에서 가장 큰 논쟁이 된 것은 ‘rangeCheck’라는 메쏘드였는데, 알섭 판사는 “나도 rangeCheck와 같은 코드 블록을 수백 번 써봤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를 볼 때 알섭 판사의 개인적 프로그래밍 지식이 1심 재판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EFF가 걱정하는 것은 항소심 판사들입니다. 이번 항소심은 3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이 IT에 대해 문외한일 가능성이 크다고 EFF는 보고 있습니다. IT에 대한 문외한들이 API란 무엇인지, API의 저작권을 인정한다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판결을 내리면 1심 판결을 뒤집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우려 때문에 EEF는 API가 무엇인지, API의 저작권을 인정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쉽게 설명하는 공모를 펼치고 있습니다. IT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설명이 필요한 것입니다.


EFF는 타사 API를 호출하거나 API를 사용한 적이 있는 사람과 API를 구현한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있습니다.
 
EFF는 “API에 저자권을 부여하면 상호운용성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혁신을 저해한다”면서 “API는 어디에나 있으며(ubiquitous) 모든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이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다른 소프트웨어에 연결하기 위해 API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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