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내년 사업계획 고심하는 IT서비스업계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IT서비스업계가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분주하다. 하지만 성장보다는 내실운영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불황에 대한 경계심과 대내외 요건의 불안정성이 원인이다.
현재 사업 부서를 중심으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렴하고 있는 IT서비스업체들의 행보는 그야말로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심정’이다.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계의 경우 1조원에 가까운 공공 SI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주판알 튕기기에 여념이 없다. 대형 사업의 경우 일부 예외조항이 있긴 하지만 수익성 악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또 그동안 주요 수익원이었던 그룹사 내부물량도 대기업 몰아주기 관행 타파 움직임과 대선 이후 친 서민 정책에 의해 대기업에 각종 제약이 뒤따를 것으로 보여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해외시장 개척의 경우도 유럽발 경제위기로 인한 전 세계적인 긴축재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물론 불황에도 불구하고 IT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줄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업은 혁신을 단행할 수밖에 없고 IT는 혁신의 유용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유지보수에 대부분의 예산을 투입하던 정부와 기업이 이제는 신규투자로 예산 비중을 늘려나가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올 3분기 IT서비스업계 실적이 부정적으로 전망되는 등 수치상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점은 IT서비스업계의 내년도 사업 계획을 불투명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견 IT서비스업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공SI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업체들은 희망을 내비치고 있지만 일말의 불안감도 상존하는 분위기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업계가 희망하고 있는 시장 창출이 그대로 이어질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또 공공SI 시장만을 보고 사업조직을 재편하고 역량을 쏟아 넣기에는 리스크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래저래 IT서비스업계의 내년도 전망은 암울하기만 하다. 물론 틈새시장 공략과 SI에 물들어있던 관행을 벗어나 신제품,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IT서비스업계에 불어닥치고 있는 대내외적 불안 요소가 업체들의 체질 개선을 강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시장 및 그룹사 물량에 의존하던 수익 창출 구조에서 벗어나 해외 및 신규 시장 발굴 등 IT서비스업계의 ‘전투력’ 강화가 향후 생존의 필수요건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어찌됐던 내년부터 IT서비스업계는 새로운 경쟁체계와 외부 조건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IT 시스템 구축 산업의 맏형으로 자리매김해왔던 IT서비스업체들의 어떠한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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