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네이버가 선보인 인공지능 기술력…“애플 시리보다 우수”

심재석 기자

네이버가 자신만의 ‘기술력’을 선보일 야심 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른바 네이버판 ‘시리’라고 부를 수 있는 ‘링크’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다음 주 선보일 계획입니다.

링크는 음성인식과 문맥인식 등 자연어처리기술을 통해 사용자에게 답을 주는 서비스로, 애플의 시리와 같은 비서 프로그램입니다. 음성명령을 통해 스마트폰을 제어하고, 사용자의 질문에 원하는 답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에게 전화해줘”라고 하면 저절로 전화를 걸고, “엄마에게 오늘 늦는다고 문자를 보내줘”라는 명령을 내리면 “오늘 늦어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냅니다.

이는 애플 시리도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시리에 비해 링크가 한국인의 이름을 잘 인식한다고 설명합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시리의 경우 한국인의 이름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반면 링크는 현재 한국어에만 집중하다보니 한국인의 이름을 시리보다 잘 인식합니다.

또 하나 특이점은 엄마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라는 명령에‘오늘 늦는다’라고 보내지 않고 ‘오늘 늦어요’라고 보낸다는 점입니다. 한국어에 맞게 네이버 측이 특별히 손을 본 결과입니다. 한국어는 영어 등과 달리 말을 그대로 전달하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엄마나 직장상사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오늘 늦는다’가 아닌 ‘오늘 늦어요’라고 변경함으로써 예기치 못한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링크는 시리와 마찬가지로 검색결과가 아닌 답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이효리의 키는?’라는 질문을 던지면 일반 검색엔진은 ‘이효리’와 ‘키’라는 단어가 포함된 웹페이지나 DB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링크는 같은 질문에 ‘164cm’라는 답을 제시합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금 얼마지?” “오늘의 날씨는 어때?”와 같은 질문에도 검색결과가 아닌 답을 보여줍니다.

아래 동영상은 이런 링크의 기능을 시나리오에 따라 시연한 것입니다.



여기서 네이버가 시리보다 우수한 점은 네이버가 보유한 다량의 콘텐츠 DB가 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는 지난 10년 이상 인물, 영화, 음악 등 다양한 DB를 구축해왔습니다. 이는 애플이나 구글은 보유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링크는 경쟁 서비스보다 더 정확한 답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 속도 면에서도 네이버가 훨씬 빠릅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링크와 시리의 속도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시리의 경우 음성명령을 분서하는 서버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는 네이버에 비해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문맥을 이해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의 명령이 무엇인지 기억해 뒀다가, 필요한 경우 뒤의 명령과 함께 이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날씨 알려줘?”라는 질문에 답을 얻은 다음 “부산은?”이라고 물으면 부산의 날씨를 알려줍니다. 앞에서 날씨를 물어봤다는 사실과 “부산은?”이라는 질문을 함께 받아들인 것입니다.



네이버는 링크를 통해 네이버의 기술력을 인정받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블로고스피어 등에서 “기술력 없이 수작업에 의존한다”는 등의 비판을 들어왔던 네이버로서는 링크가 시리보다 훨씬 진보해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과연 네이버가 자부하는 대로 시리보다 더 우수한 비서가 탄생할지 주목됩니다.


[인터뷰]김광현 NHN 검색연구실장

-네이버 링크란 무엇인가.

“음성으로 스마트폰을 제어하고, 검색어를 입력하면 답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애플 시리도 있고, 구글도 있다. 검색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생각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 애플 시리와 차이점과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선 속도 면에서 굉장히 빠르다. 애플 시리보다는 확실히 빠르고 구글과는 비슷하다. 그러나 구글은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답이 아닌 검색 결과를 줄 뿐이다.

한국에서는 저희의 검색 기술이 글로벌 업체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링크도 마찬가지다. 정답을 줄 수 있는 DB도 저희들이 훨씬 많다. 저희가 강조하는 것은 링크가 사람의 말(자연어)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음성을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말을 이해하는 것처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답을 준다.”

- 예를 들면?
“일상 생활에서는 영화 ‘도둑들’에 누가 출연했는지가 궁금할 때 친구한테 ‘도둑들 출연배우’라고 물어보지 않는다. 검색엔진에는 그렇게 입력한다. 이는 사람들이 컴퓨터가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계에 학습된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말로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사람은 “삼성전자 주가 얼마야”라고 물어본 다음에 NHN 주가도 궁금할 때 “NHN 주가는 얼마야”라고 다시 묻지 않는다. 그냥 “NHN은?”이라고만 한다. 대화의 맥락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링크도 이런 맥락을 이해하도록 했다.”

- 이 서비스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링크가 제시하는 답이 너무 많이 틀리면 안될 것 같다. 답변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가?
“우리는 10년 이상 검색 서비스를 해왔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검색 니즈(Needs, 요구)를 알고 있다. 네이버 사용자들의 니즈에는 충분히 정확한 답을 줄 수 있다.


- 언제부터 이 기술을 개발했나
“언제부터라고 말하기 어렵다. 네이버는 처음부터 이런 지능적인 서비스를 목표로 해 왔는데, 스마트 환경이 되면서 가능해졌다. 자연어 기술이 한두 달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DB도 한두 달 모은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10년 넘게 검색 기술과 언어처리 기술을 연구했고, 사용자들의 질의를 보면서 사용자들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는 기술을 만들어왔다.”

- 그럼 링크 앱 개발에 돌입한 것은 언제부턴가.
“앱 개발은 연초부터 시작했다”

- 애플 시리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생활이나 업무에서의 활용도가 높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성인용 장난감이라고 비하하기도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시리 동영상을 봐도 실생활에 활용하는 것보다는 시리의 재치있는 답변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는 시리가 비서 기능의 본연을 잘 발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저희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링크는 (기반) 기술이지 (완전한) 서비스가 아니다. 사람들이 완전한 서비스로 이해할까봐 걱정된다. 아직 완전한 서비스로 보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이런 기반 기술은 다양한 서비스에 응용될 수 있다. 필요한 곳에 링크 기술을 활용하면 유용한 서비스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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