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슈퍼컴은 美 타이탄…국내 자체 제작 슈퍼컴도 200위권 진입 ‘주목’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매 6개월마다 새롭게 발표되는 전세계 500위권 슈퍼컴퓨터 순위가 또 다시 바뀌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개최된 ‘2012 슈퍼컴퓨팅 학술대회(SC’12)에서는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슈퍼컴 ‘타이탄’<사진>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선정됐다.
크레이사의 XK7 시스템 기반의 타이탄은 계산 성능이 17.59페타플롭(Petaflop/s, 1페타플롭은 1초당 1000조번의 연산처리 가능)에 달하며 56만 640개의 프로세서, 엔비디아의 GPU 등이 사용됐다. 바꿔 말하면 1초에 1경 7590조번의 연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2위는 지난 6월 발표됐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던 미국에너지부 산하 핵안보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의 ‘세쿼이어’가 차지했으며, 3위는 지난해 6월과 11월 슈퍼컴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던 일본 리켄 응용과학연구소의 ‘K컴퓨터’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6월 순위에서 각각 55위, 56위, 64위를 차지했던 기상청 슈퍼컴 3호기(해담, 해온)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 4호기는 또 다시 뒤로 밀려났다. 기상청 슈퍼컴은 77위와 78위, KISTI는 89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이재진 교수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터 ‘천둥’이 277위를 차지하면서 상위 500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천둥’은 기상청이나 KISTI의 슈퍼컴퓨터가 크레이나 오라클(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같은 해외업체들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것에 비해, 독자적인 기술로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실제 슈퍼컴퓨터 500대 리스트가 발표된 ‘top500.org’에도 ‘천둥’은 매니코어소프트라는 업체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매니코어소프트는 지난 6월 서울대 멀티코어 컴퓨팅 연구실 구성원들이 창업한 고성능 컴퓨팅 전문 기업이다.
천둥의 계산 속도는 106.8테라플롭(Tetaflop/s)으로, 이는 1초에 106조 8000억번의 실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이재진 교수팀은 “천둥의 경우,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품과 연구팀이 자체 설계한 냉각 시스템을 이용해 만들었다”며 “다른 슈퍼컴에 비해 적은 노드를 사용해도 같은 성능을 낼 수 있어 구축 비용이 절반 이하로 절감되는 한편, 공간과 전력 소모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슈퍼컴퓨터는 대부분 컴퓨터(노드) 여러 대를 연결한 클러스터 구조로 만들어진다. 천둥 역시 노드당 계산 속도가 1.907테라플롭으로 상위 500위권 내 클러스터 구조로 된 슈퍼컴 중 두 번째로 빠르다는 설명이다.
천둥은 각 노드에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4개 장착하고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을 적용, 한 개의 노드에서 많은 양을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교수는 “이번에 1위를 차지한 슈퍼컴퓨터의 처리속도는 17.59페타플롭으로 천둥에 비해 약 170배 이상의 성능이 높다”며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이러한 간격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국내 슈퍼컴퓨터 육성을 위해 지난해 6월 ‘국가 초고성능 컴퓨터 활용과 육성에 관한 법률(슈퍼컴퓨터 육성법)’을 제정하고 현재 이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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