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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억울한 푸대접… IBM 메인프레임, 이번엔 ‘진면목’ 보여줄까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IBM의 메인프레임(시스템 z)은 국내 시장에서 단순히‘최고 사양의 성능을 가진 엔터프라이즈 서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필요이상으로 의미가 과잉 중첩됐다. 저비용과 고비용, 밴더의 종속성과 독립성, 개방성과 폐쇄성, 심지어 선과 악을 구분짓는 표지석 쯤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시장의 선택은 존중돼야하지만 IBM의 메인프레임이 국내 시장에서 억울한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금융권에서 더욱 그랬다. 

 

지난 2000년대 중반, IBM 메인프레임에서 탈피해 유닉스로 전환한 한 시중은행의 IT기획팀 관계자는 “메인프레임의 안정적 성능을 부인하는 사람은 지금도 그렇고 당시에도 없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혁신의 기준을 탈 IBM, 즉 탈 메인프레임에서 잡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그는 “결과적으로 당시의 과소평가됐던 (메인프레임의) 다양한 가치들이 지금에 와서 보면 다시 높게 평가되기도 하는데, 혁신의 기준도 시대에 따라 유연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새삼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고 조언했다.  

 

물론 빅데이터 등 새로운 IT 화두가 부상했지만 IBM 메인프레임은 여전히 국내 시장에선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앞서 주전산시스템 기종으로 유닉스를 선택했다. 메인프레임이 위기감을 느낄만한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나타나는 이같은 메인프레임의‘위기론’은 분명 글로벌 트랜드와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최근 발표된 2012년 IBM의 글로벌 실적 발표를 들여다보면, IBM의  하드웨어 제품군중에서 유독 메인프레임만 폭발적인 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IBM의 메인프레임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56%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CPU 용량을 기준으로 한 MIPS 성장률은 무려 66%에 달한다. 특히 이는 지난 2000년 이래 최고 성장세다.

 

아가 메인프레임 매출은 다른 IBM 하드웨어 제품군에서의 역성장을 만회했을 뿐만 아니라 극심한 불황속에서 IBM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한국시장에서만 나타나는 메인프레임의 저조한 실적은 시장 자체의 문제일까, 아니면 제품의 가치 전달 과정에서 나타난 단순한 왜곡일까.  

 

◆메인프레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은 이유 IBM은 몇가지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IBM측은 개방형 아키텍처에 대한 메인프레임의 지속적인 혁신 노력이 이제 시장에서 결실을 보고 있기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IBM에 따르면 메인프레임에 리눅스를 탑재하는 업무 증가에 따라 리눅스 전용 코어(IFL)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8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권에서도, 최근 3~4년간 진행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서 리눅스의 적용비율은 크게 높아졌다. 기술적 트랜드에서 본다면 국내 시장 상황도 글로벌 트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키텍처 혁신외에 IBM은 ‘하이브리드 컴퓨팅’을 표방한 메인프레임의 새로운 전략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호응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IBM측은 지난 2010년 3분기 이후 181개 신규 메인프레임 고객을 확보했으며 이중에 40%(71개 고객사)가 신흥 성장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2012년 전체로 보면 IBM은 메인프레임은 전년 대비 5% 매출 성장이며 3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뤘다.

 

◆한국IBM의 숙제,‘메인프레임의 혁신적 가치’알리기 = 글로벌 시장에서 메인프레임의 강력한 위상은 그러나 역으로 한국IBM에게는 난감한 숙제다. 


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메인프레임의 진면목을 국내 시장에 제대로 알려야하는 데 기존의 시장 관성을 고려했을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이와관련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IBM 메인프레임 사업부를 맡은 유형림 상무는 메인프레임의 혁신적인 아키텍처 변화부터 시장에 강조할 계획이다.

 

유 상무는 “기존의 z/OS 중심의 영업 전략을 탈피해 z리눅스(Linux) 및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강조하겠다”며 “고객관점,고객 솔루션 중심의 아키텍처 디자인, J2E, 오픈소스 솔루션등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에 대해 기술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한국IBM은 메인프레임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기위해 미디어 활동도 강화하고 메인프레임 기반 솔루션에 대한 데모센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한국IBM측은  기존의 IBM 직판 방식에서 탈피할 방침이다. 주요 SI(시스템통합)업체, BP/ISV 등과 협업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공급 경로를 다양화하고, 아울러 IBM의 종속성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불식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와함께 유 상무는 “고객 IT운영 비용과 요구 수준에 적합한 유연한 서비스 구매를 가능케  하는데 역점을 두고 메인프레임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러한 한국IBM의 메인프레임 성장 계획의 성패는 무엇보다 제품의 기술적 경쟁력이 좌우한다.

 

한국IBM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했던 메인프레임 최신제품(z엔터프라이즈 EC12,사진)에 대한 국내 시장의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진다면 메인프레임의 명예회복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M에 따르면 최신 '엔터프라이즈 EC12'은 상용 서버 중 가장 빠른 5.5 GHz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보안과 비즈니스 분석을 위해 특화된 하드웨어 모듈과 어플라이언스를 채용하고 있다. 지능화된 시스템 이상 감지 및 자동 복구 기능으로 시스템 안정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이와함께 가상화 기능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z/OS, 유닉스, 윈도, 리눅스 등 다양한 워크로드를 단일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 시킨 시스템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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