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소프트 CEO 전격 교체, 족벌경영 체제 완성?
티맥스소프트(이하 티맥스)가 이종욱 대표<사진>를 전격 해임하고 새로운 CEO를 선임해 구설수에 올랐다. 워크아웃을 졸업하자 마자 다시 박대연 회장 일가 친척들이 다시 회사를 좌지우지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족벌경영으로 비판을 받는 대기업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들린다.
티맥스는 2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 대표를 해임한 후, 26일 남정곤 전 하이닉스 전무를 신임대표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하루만에 신임 대표가 내정됐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 대표의 해임이 결정돼 있었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번 인사는 박 회장의 족벌체제 구축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티맥스는 지난 해 12월 인사에서 경영진의 핵심 요직에 박 회장의 일가친척을 포진시킨 바 있다.
당시 티맥스는 이종욱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대신 박대연 회장 동생인 박용연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 때부터 이 대표 체제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부회장 승진이 영전이 아니라 퇴출의 전 단계라는 해석이 많았다.
동시에 박 회장의 매제인 황성택 해외경영지원실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또 다른 동생 박삼연씨는 티베로 부사장 직을 맡았다. 이 외에 여동생 박명애 인사지원본부장, 외조카인 정태평 재무담당 상무도 경영진에 포함돼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티맥스 위기탈출 1등 공신을 이런 식으로 내치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대다수다.
이 대표는 티맥스가 운영체제 개발 실패 이후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2010년부터 회사를 이끌며 정상화시킨 인물이다. 이 대표가 이끈 티맥스는 워크아웃을 2년만에 졸업하고 10분기 연속 흑자를 거두는 등 정상궤도에 올랐다.
공식적인 이 대표 해임 사유는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박대연 회장과의 불화 때문이라는 것이 티맥스 안팎의 중론이다. 박 회장은 워크아웃 기간동안 경영에 간섭하지 않고 연구개발에만 몰두했었는데, 워크아웃 졸업 이후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해 이 대표와 갈등을 빚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운영체제 사업은 안한다”는 발언이 박 회장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소프트웨어 업계에는 티맥스가 다시 운영체제 사업에 나선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 대표는 기자의 질문에“만약 티맥스가 OS를 다시 개발하려면 이를 위한 기술자들을 뽑아야 하는데, 그런 인력은 에스코어(전 티맥스코어)에 200여명 있다”면서 “그 외의 OS 인력을 뽑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은 바 있다. 그러나 박 회장은여전히 운영체제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문제에서 이 대표와 박 회장의 의견이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티맥스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간에는 박대연 회장 및 일가친척에 비해 이종욱 대표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었다”면서 “그러나 워크아웃 졸업 이후 박 회장과 일가친척에 비해 이 대표의 입지가 좁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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