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과 복고의 양면, PC온라인-모바일게임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최근 PC온라인과 모바일, 두 플랫폼 기반의 게임을 보노라면 마치 ‘첨단’과 ‘복고’의 양면을 접하는 느낌입니다. PC온라인게임이 첨단의 느낌이라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복고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할까요.
이는 PC온라인게임이 다양한 콘텐츠와 기능을 담아 발전적 요소를 강조하는 반면 모바일게임은 16비트 비디오게임 또는 십수년전 오락실에서 볼 수 있는 간단한 캐주얼 아케이드게임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PC온라인게임 시장에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장르가 흥행 중이고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고품질의 3D그래픽과 다중접속(MMO) 플레이가 가능한 중량감 있는 게임이 나오지만 큰 시장 흐름에 있어 두 플랫폼은 이 같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모바일게임, 카톡이 시장 확대 촉매제로 작용…복고 바람 불어
사실 카카오톡(카톡) 등의 메신저가 주요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 부상하기 전만 해도 멀티플랫폼 게임이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주목을 받곤 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사양이 발전하면서 PC온라인게임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넘어올 것이라는 계산이었는데요. 지금처럼 여성을 끌어들여 캐주얼게임 이용자층이 두터운 시장이 형성되리라 예상치 못한 것이죠.
이에 넥슨이 여타 업체에 앞서 대형 프로젝트로 기획된 멀티플랫폼 MMORPG ‘삼국지를 품다’를 선보이는 등 시장 공략 의지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삼국지를 품다’의 경우 시도는 좋았으나 큰 시장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습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도 모바일게임 시장에 첫 진입할 때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행 중인 적진점령(AOS)게임과 3D 리듬댄스게임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당시 이 같은 시도가 주목받았으나 정작 두 게임의 인기는 길게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업계가 모바일게임의 차세대 시장 선점을 꿈꿨으나 온라인게임의 콘텐츠만 가져왔을 뿐 타깃 전략이 구체화되지 않아 헤매고 있을 당시였습니다. 때마침 카카오톡(카톡)이 게임을 등에 업고 시장 대변혁을 일으키게 됩니다. 카톡이 업계에 비전을 제시하는 모양새가 돼버렸는데요. 타깃 전략이 명확해진 것이죠.
카톡 게임이 모바일 시장을 강타한 이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하드코어 게임보다는 소셜 요소에 치중한 소프트코어 게임인 퍼즐, 비행슈팅, 달리기 등 이른바 원버튼(버튼 하나로 조작할 수 있는) 게임이 유행하게 됐습니다.
◆PC온라인게임, 첨단 기술로 발전하지만…방향타 잃어
최근 게임 업계는 PC온라인게임에 각종 신기술을 적용, 게임 속에서 실세계를 구현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그래픽과 물리 엔진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3D로 구현된 수천개의 캐릭터가 전쟁을 벌이거나 인공지능(AI)을 강화해 이용자 반응에 따라 게임 속 캐릭터의 반응도 달라지는 상호작용을 강조하기도 하는데요.
이 같은 노력에도 현재 온라인게임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작 가운데 동시접속자 1만명을 넘기는 온라인게임을 꼽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에 반해 잘나가는 모바일게임은 수십만, 수백만명이 동시 접속해 즐기기도 합니다.
지금의 온라인게임 시장은 방향타를 잃은 모습입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한창 성장기에 카카오톡이 등장해 방향타 역할을 했는데요. 온라인게임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새롭게 방향타 역할을 할 채널이나 사업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업계가 중국 등 해외 진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신작(新作)과 구작(舊作)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온라인게임 특성상 지금대로라면 결국 한계점에 다시 부딪히게 되는데요.
온라인게임 업계에서는 대형 MMORPG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손익분기도 넘기가 쉽지 않은 극심한 불황이기 때문인데요. 강력한 성장 동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국내 온라인게임의 중국 시장 성공 여부에 이목이 집중돼 있기도 한데요. 올 하반기가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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