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단말기 보조금

윤상호 기자
- 보조금 문제 해법, 통신사 중심 유통 구조 해체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잠잠했던 보조금 문제가 다시 꿈틀댄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번에도 통신 3사 임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위원장도 나섰다.

사실 개별 기업의 마케팅비와 상품 가격을 정부와 사회가 규제하려는 일에 대한 부당함을 토로하는 통신사 주장은 받아들일 지점이 많다. 마케팅비를 과도하게 사용해서 기업이 어려워지면 그 기업이 책임을 지면된다. 보조금은 어제오늘일도 아니다. 단말기를 자주 교체하는 사람도 소비자다. 그들에겐 혜택이다. 문제는 혜택을 누리는 사람이 소수라는 점이다. 다수의 행복은 보조금을 더 주는 것보다 요금을 덜 내는데 있다.

‘보조금 과열→방통위 경고→통신사 억울함 호소→시장조사→징계→통신사 반성 표명’이라는 순환구조는 통신사의 말을 사람들이 믿지 못하게 만든다. 보조금을 이렇게 쓰는 것을 보면 통신사가 요금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내리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도달한다. 통신사가 이런 저런 요금인하 방법을 내놓아도 정부와 소비자가 ‘더 깎을 수 있지 않냐’고 눈을 흘기는 이유다.

근본적 해결책은 통신사가 단말기 유통에서 손을 떼면 된다. 이것이 휴대폰 자급제다. 블랙리스트 제도 또는 개방형 MEI(International Mobile Equipment Identity) 관리 제도라고도 불린다. 휴대폰은 제조사 통신상품은 통신사를 통해 사는 것을 근간으로 한다. 이렇게 되면 출고가를 둘러싼 제조사와 통신사 책임소재를 따질 필요도 통신사가 단말기 보조금을 줄 필요도 없다.

25일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정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처음 풀 정책은 단말기 유통구조와 보조금 문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결론 도출을 기대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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